[이집트 미라전] 59세 남성·고양이 미라…사후세계 염원한 신비의 여정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서 12월 11일 '미라, 봉인된 신비'展 개막 '신관' 호르·데메트리오스 미라 전시…두 발로 앉은 고양이도 '생생' 장기 보관하던 카노푸스 단지 4점, 미라 내부 살펴볼 CT 자료도 소개
[이집트 미라전] 59세 남성·고양이 미라…사후세계 염원한 신비의 여정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서 12월 11일 '미라, 봉인된 신비'展 개막
'신관' 호르·데메트리오스 미라 전시…두 발로 앉은 고양이도 '생생'
장기 보관하던 카노푸스 단지 4점, 미라 내부 살펴볼 CT 자료도 소개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고대 이집트인들은 죽음 이후에도 삶이 이어진다고 믿었다. 이들은 죽은 뒤 새로운 세계에서 다시 살아가기 위해서는 생전의 육체가 온전하게 보존돼야 한다고 여겼고, 이를 위해 시신을 보호하고 신의 가호를 비는 다양한 장례 의식과 기술을 발전시켰다. 부패와 악취를 막고 육체를 보존하는 미라 제작은 이러한 믿음이 만들어낸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연합뉴스가 오는 12월 1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개막하는 특별전 '미라, 봉인된 신비'의 하이라이트는 실제 사체가 포함된 미라들이다. 이번 전시는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박물관, 동아일보, 채널A와의 공동 주최로 진행된다.
전시는 미라들을 통해 동물 봉헌부터 인간의 장례,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까지 살핀다. 여기에 미라 제작과 장례를 살펴볼 수 있는 유물들도 함께 전시해 한 구의 미라가 완성되기까지 필요한 물질적·종교적 장치를 보여준다.
'신관 호르(호루스)의 카르토나주와 미라'는 기원전 760∼558년경 제작됐다.
신관은 신전에서 제의와 종교의식을 맡은 사람을 뜻하고, 호르는 이름으로 추정된다. 카르토나주는 아마포(아마 섬유로 만든 직물)나 파피루스를 여러 겹 겹쳐 붙인 뒤 회반죽을 입혀 굳힌 재료로, 미라의 몸에 맞게 성형해 외피를 만드는 데 사용했다.
표면에는 칼을 든 수호신과 호르의 네 아들 등 죽은 이를 보호하고 재생을 돕는 신들이 빼곡히 그려져 있다.
'데메트리오스라는 이름의 남성의 초상화와 미라'는 로마 시대인 기원후 95∼100년에 만들어졌다. 미라 제작 관습이 로마 시대까지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이 유물의 아마포 표면 금박 장식에는 이집트 신들뿐 아니라 고인의 이름 '데메트리오스'와 사망 당시 나이인 '59'가 그리스어로 적혀 있다.
미라의 얼굴을 덮은 나무판에 새겨진 초상화는 로마 시대의 밀랍화 기법으로 제작됐다. 이집트의 장례 전통과 그리스·로마 문화가 한 사람의 장례품 안에서 만난 사례다.
미라는 인간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신이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여긴 특별한 동물을 미라로 만들어 봉헌하거나 성대하게 안치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두 점의 '고양이 관과 미라'는 기원전 664∼332년경 후기 왕조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동물 미라 역시 인간 미라처럼 시신을 건조하고 붕대로 감싸는 과정을 거쳐 관 또는 용기에 담겼다.
나무와 젯소(석고와 아교를 혼합한 재료)로 만든 관 안에 고양이 사체가 들어 있으며 전시에서는 고양이 미라의 컴퓨터단층촬영(CT) 스캔 자료를 통해 내부 구조도 소개한다.
고양이는 이집트인들에게 신성한 동물로 여겨졌다. 모성과 보호의 여신 바스테트는 고양이 머리를 하고 있다.
미라 제작과 장례 과정을 보여주는 유물도 함께 전시된다.
후기 왕조 시대에 제작된 '카노푸스 단지와 뚜껑 4점'은 미라 제작 과정에서 꺼낸 장기를 보관하던 용기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시신의 부패를 막기 위해 내장을 꺼낸 뒤 방부 처리했으며, 간·폐·위·장을 각각 별도의 단지에 보관했다.
네 단지의 뚜껑은 자칼, 개코원숭이, 인간, 매의 머리 모양으로 만들어졌는데 각각 위, 폐, 간, 장을 수호한다. 네 점이 나란히 선 모습은 미라 제작의 한 과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신왕국 시대의 '집안의 여주인 웨레트와흐세트의 관과 미라 덮개'는 관과 뚜껑, 마스크, 몸 덮개로 구성된 장례 세트다.
이집트인들은 사후 세계의 신 오시리스가 남자 신이어서 여성 미라의 관도 남성의 모습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이 관은 웨레트와흐세트가 생전에 입었을 법한 여성복 차림으로 표현해서 이례적이다.
관에는 웨레트와흐세트 이름을 지우고 약 200년 후 벤수이페트라는 여성의 이름으로 다시 새겨진 흔적이 있다. 장례용품을 새로운 주인을 위해 고쳐 쓰던 당시의 관습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밖에도 '네프레티우의 미라 붕대'와 '웬네페르의 미라 붕대', '미라 덮개 천' 등 미라 제작에 사용되는 재료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내년 4월 11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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