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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출신 이현지, 세계유도선수권 금메달… 아시안게임 은메달 8일 만에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여자 78㎏ 이상급 전 경기 한판승 제패
19세에 유소년·청소년·성인 세계 정상
위성곤 제주지사 "LA올림픽까지 성원"

유도 이현지, 세계선수권 최중량급 우승.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이현지가 10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 국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78㎏ 이상급 결승에서 프랑스의 로만 디코와 대결을 펼치고 있다. 이현지는 다리대돌리기 절반에 이은 누르기 한판으로 디코를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연합뉴스
유도 이현지, 세계선수권 최중량급 우승.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이현지가 10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 국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78㎏ 이상급 결승에서 프랑스의 로만 디코와 대결을 펼치고 있다. 이현지는 다리대돌리기 절반에 이은 누르기 한판으로 디코를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아시안게임 은메달의 아쉬움을 딛고 제주에서 성장한 19세 유도 국가대표 이현지가 세계 정상에 올랐다. 유소년과 청소년 세계선수권을 제패한 데 이어 성인 세계선수권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여자 유도 최중량급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11일 제주특별자치도와 국제유도연맹(IJF)에 따르면 이현지(19·용인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 국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6 세계유도선수권대회 여자 78㎏ 이상급 결승에서 프랑스의 로만 디코를 한판으로 꺾고 우승했다.

세계랭킹 4위인 이현지는 결승에서 세계랭킹 3위 디코를 상대로 다리대돌리기로 절반을 따낸 뒤 곁누르기로 한판승을 완성했다. 성인 세계선수권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이었다.

우승까지의 경기력도 압도적이었다. 첫 경기부터 준결승까지 네 경기를 모두 1분 이내 한판승으로 마무리했다.

특히 준결승에서는 세계랭킹 1위이자 2024 파리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라즈 헤르슈코(이스라엘)를 48초 만에 제압했다. 결승에서는 세계선수권 우승 경험이 있는 디코까지 꺾으며 다섯 경기 모두 한판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이번 금메달은 불과 8일 전 아시안게임에서 놓친 정상의 자리를 세계선수권에서 되찾았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현지는 지난 2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78㎏ 이상급 결승에서 중국의 뉴신란에게 한판패를 당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첫 아시안게임에서 정상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이 컸지만, 휴식 없이 세계선수권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유도는 지난해 김하윤(안산시청)에 이어 2년 연속 세계선수권 여자 최중량급 우승자를 배출했다. 이현지는 지난해 성인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뒤 올해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제주에서 유도를 배우며 성장한 이현지는 씨름 선수 출신인 이치훈 제주도씨름협회 전무이사의 딸이다. 어린 시절부터 씨름 기술과 닮은 허리후리기 등을 주무기로 실력을 쌓았으며, 남녕고 1학년 시절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돼 주목받았다.

이현지(용인대)가 지난 2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78㎏ 이상급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이현지는 아시안게임 은메달 획득 8일 만에 세계유도선수권대회 같은 체급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세계 정상에 올랐다. 사진=뉴시스
이현지(용인대)가 지난 2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78㎏ 이상급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이현지는 아시안게임 은메달 획득 8일 만에 세계유도선수권대회 같은 체급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세계 정상에 올랐다. 사진=뉴시스

국제무대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2023년 세계유소년유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고, 남녕고 2학년이던 2024년에는 세계청소년유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고교 3학년 때는 도쿄 그랜드슬램 우승자인 일본의 아라이 마오를 한판으로 꺾으며 성인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지난해 성인 세계선수권 동메달에 이어 이번 금메달까지 획득하면서 19세에 유소년·청소년·성인 세계선수권을 모두 제패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현지는 경기 후 IJF 인터뷰에서 "처음 맞붙은 디코를 상대로 긴장했지만 자신의 능력을 믿고 평소 경기 방식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금메달을 한국에 가져갈 수 있다는 자부심도 전했다.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이날 축하 메시지를 통해 "아시안게임 은메달에 이어 세계선수권 금메달까지, 큰 무대에서 연이어 값진 결실을 거둔 이현지 선수에게 도민과 함께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어 "'내 능력을 믿고 싸웠다'는 이 선수의 말처럼 자신을 믿고 끝까지 온 힘을 다한 것이 금메달로 이어졌다"며 "처음 만난 상대 앞에서도 주저 없이 기술을 걸어 승부를 결정짓는 모습을 보며 그동안 얼마나 치열하게 훈련해 왔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위 지사는 이현지의 우승을 제주 체육계가 함께 이뤄낸 성과로 평가했다. 그는 "제주에서 자란 선수가 스스로를 믿은 도전으로 세계 정상에 오르는 모습에 도민들도 큰 힘을 얻었다"며 "그 금메달에는 선수를 길러낸 가족과 지도자, 제주 체육인들의 땀도 함께 배어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에서 훈련하며 세계무대를 꿈꾸는 학생 선수들에게도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위 지사는 "새벽 운동장과 체육관을 지키는 제주의 학생 선수들이 이현지 선수를 보며 더 큰 꿈을 품었으면 한다"며 "선수들이 제주에서 마음껏 기량을 키울 수 있도록 더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밝혔다. 이어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까지 이어질 이현지 선수의 도전을 도민들과 함께 끝까지 성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유소년·청소년 세계선수권 우승에 이어 성인 세계선수권까지 제패한 이현지의 다음 도전은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이다. 제주에서 시작한 유도 선수의 성장이 올림픽 무대에서도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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