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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위→3위·매출 300조…정의선 6년, 다음 승부수는 '피지컬 AI'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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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연속 빅3·매출 300조
수소·로봇 투자로 사업 확장
AI 수익화·노사 협력은 숙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두번째)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 인근 항구도시 이즈미트에 위치한 현대차 튀르키예 도장 공장 모형 앞에서 도장 품질에 대해 임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두번째)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 인근 항구도시 이즈미트에 위치한 현대차 튀르키예 도장 공장 모형 앞에서 도장 품질에 대해 임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파이낸셜뉴스]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 취임 6주년을 맞는다. 만년 글로벌 5위권에 머물던 현대차그룹을 세계 3위 완성차그룹으로 끌어올리고 현대차·기아 합산 매출 3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전동화와 고부가가치 차종으로 수익 구조를 바꾼 데 이어 이제는 로봇·자율주행·수소를 아우르는 '피지컬 AI 솔루션 기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4년 연속 글로벌 빅3…매출 300조 시대
1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취임 2년 만인 2022년 도요타와 폭스바겐에 이어 글로벌 판매 3위에 올랐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이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전 세계에서 약 727만대를 판매했고, 합산 매출은 사상 처음 300조원을 넘어섰다. 연간 영업이익도 약 20조5000억원으로 폭스바겐그룹을 앞질렀다.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전동화 전략과 판매 차종의 고급화가 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도입하는 한편 시장 수요 변화에 맞춰 하이브리드 공급을 늘리고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비중을 확대했다. 지난해 그룹 친환경차 판매량은 약 176만대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현대차 36만3000대, 기아 31만6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8%, 47% 늘었다. 정 회장이 브랜드 출범 때부터 힘을 실어온 제네시스도 올해 1월 글로벌 누적 판매 150만대를 돌파했다. 전기차 성장 속도가 조정되는 상황에서도 하이브리드와 고급차를 앞세워 수익성을 방어하는 전략이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이제 완성차 판매량 확대를 넘어 사업 구조 자체를 바꾸려 하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는 "현대차그룹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의 경계를 넘어 자율주행, 로보틱스, AI 팩토리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피지컬 AI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앞줄 왼쪽 두번째)이 현대차 인도 푸네공장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자동차 부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앞줄 왼쪽 두번째)이 현대차 인도 푸네공장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자동차 부품을 점검하고 있다.

■로봇·수소로 확장…사업화·노사 안정 과제
미래사업 투자는 이미 본격화됐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5년간 국내에 125조2000억원을 투자하고, 2029년까지 새만금에 9조원을 투입해 AI·로봇·수소 에너지를 결합한 거점을 조성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도 260억달러 규모의 전략 투자를 추진한다. 지난달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를 착공했으며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서는 AI와 로봇을 결합한 제조 기술을 실증하고 있다.

기술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 설립과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에 이어 포티투닷을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기술을 키우고 있다. 엔비디아·웨이모 등 글로벌 기술기업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수소는 정 회장이 2018년부터 공들여온 또 다른 축이다. 현대차는 올해 4~8월 일본에서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 20대를 판매해 현지 승용 수소전기차 시장 점유율 10.9%를 확보했다. 지난 7일에는 현대로템이 이집트 터널청과 수소전기트램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 상용차부터 철도, 수소 생산·충전 인프라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수소전기차 사업의 해외 기반도 확대되고 있다. 올해 8월 기준 현대차그룹의 수소전기트럭과 버스는 세계 16개 시장에 약 4000대가 보급됐으며, 승용 수소전기차는 25개국 이상에서 누적 4만9000대 넘게 판매됐다.

문제는 투자 규모를 실제 수익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수소는 생산비용과 충전 인프라 확충이 과제이고, 로봇과 피지컬 AI 역시 기술 실증을 넘어 상용화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올해 현대차 노조가 10년 만에 전면 파업에 나서는 등 노사관계도 불안 요소로 남아 있다. 생산 현장의 AI 전환과 해외 거점 확대를 추진하면서 안정적인 노사 협력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피지컬 AI 시대일수록 빠른 기술 혁신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노사 협력과 조직 실행 역량이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피지컬 AI 시대를 선도하는 새 산업 패러다임을 현실화하는 것이 향후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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