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위→3위·매출 300조…정의선 6년, 다음 승부수는 '피지컬 AI'
4년 연속 빅3·매출 300조
수소·로봇 투자로 사업 확장
AI 수익화·노사 협력은 숙제
[파이낸셜뉴스]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 취임 6주년을 맞는다. 만년 글로벌 5위권에 머물던 현대차그룹을 세계 3위 완성차그룹으로 끌어올리고 현대차·기아 합산 매출 3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전동화와 고부가가치 차종으로 수익 구조를 바꾼 데 이어 이제는 로봇·자율주행·수소를 아우르는 '피지컬 AI 솔루션 기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전동화 전략과 판매 차종의 고급화가 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도입하는 한편 시장 수요 변화에 맞춰 하이브리드 공급을 늘리고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비중을 확대했다. 지난해 그룹 친환경차 판매량은 약 176만대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현대차 36만3000대, 기아 31만6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8%, 47% 늘었다. 정 회장이 브랜드 출범 때부터 힘을 실어온 제네시스도 올해 1월 글로벌 누적 판매 150만대를 돌파했다. 전기차 성장 속도가 조정되는 상황에서도 하이브리드와 고급차를 앞세워 수익성을 방어하는 전략이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이제 완성차 판매량 확대를 넘어 사업 구조 자체를 바꾸려 하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는 "현대차그룹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의 경계를 넘어 자율주행, 로보틱스, AI 팩토리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피지컬 AI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술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 설립과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에 이어 포티투닷을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기술을 키우고 있다. 엔비디아·웨이모 등 글로벌 기술기업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수소는 정 회장이 2018년부터 공들여온 또 다른 축이다. 현대차는 올해 4~8월 일본에서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 20대를 판매해 현지 승용 수소전기차 시장 점유율 10.9%를 확보했다. 지난 7일에는 현대로템이 이집트 터널청과 수소전기트램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 상용차부터 철도, 수소 생산·충전 인프라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수소전기차 사업의 해외 기반도 확대되고 있다. 올해 8월 기준 현대차그룹의 수소전기트럭과 버스는 세계 16개 시장에 약 4000대가 보급됐으며, 승용 수소전기차는 25개국 이상에서 누적 4만9000대 넘게 판매됐다.
문제는 투자 규모를 실제 수익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수소는 생산비용과 충전 인프라 확충이 과제이고, 로봇과 피지컬 AI 역시 기술 실증을 넘어 상용화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올해 현대차 노조가 10년 만에 전면 파업에 나서는 등 노사관계도 불안 요소로 남아 있다. 생산 현장의 AI 전환과 해외 거점 확대를 추진하면서 안정적인 노사 협력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피지컬 AI 시대일수록 빠른 기술 혁신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노사 협력과 조직 실행 역량이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피지컬 AI 시대를 선도하는 새 산업 패러다임을 현실화하는 것이 향후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동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