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장 40%가 기술특화 기업… 사업성으로 IPO 넘었다
신규·재상장 39개 기업 살펴보니
전통 제조·소비재 분야에서 탈피
AI·의료기기·바이오업종이 16곳
실적 가시성·사업화 역량 중요해져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인공지능(AI)과 로봇, 혁신 의료기기 등 첨단 기술 기업들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제외한 신규 상장·재상장 기업 10곳 중 4곳 이상이 소프트웨어와 의료기기, 바이오 등 기술 특화 업종으로 나타났다. 전통 제조업이나 소비재 중심의 상장 흐름에서 벗어나 기술 경쟁력과 성장성을 앞세운 기업들이 공모 시장의 주요 축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11일 한국거래소 및 공시 자료를 토대로 집계한 결과, 올해 신규 상장·재상장 기업 39개사 가운데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 7개사, 의료용 기기 제조업 5개사, 바이오 등 자연과학·공학 연구개발업 4개사 등 기술 특화 기업은 총 16개사로 집계됐다. 전체의 약 41%에 해당한다. 신규 상장사 10곳 중 4곳가량이 기술 특화 업종에 속하는 셈이다.
업종별로는 AI와 로봇을 중심으로 한 첨단 기술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로봇 자동화 솔루션 기업 빅웨이브로보틱스를 비롯해 생성형 AI·에이전트 소프트웨어 기업 네오사피엔스와 마키나락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스트라드비젼 등이 증시에 입성했다. AI 기술이 소프트웨어를 넘어 로봇과 자율주행 등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되는 분야로 확장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상장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의료기기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기술력을 앞세운 기업들의 증시 진출이 활발했다. 스카이랩스와 리센스메디컬, 메쥬 등이 공모 시장에 진출하며 헬스케어 투자 대상도 세분화하고 있다. 과거 신규 상장 시장에서 제약·바이오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면, 최근에는 의료기기와 디지털 기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기업들로 투자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변화는 기술 중심 산업의 성장과 함께 상장 기업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AI와 로봇 등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이 있는 분야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기술력뿐 아니라 매출 창출 가능성과 사업화 역량도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를 앞세워 상장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실제 사업화 가능성과 기술 경쟁력을 함께 갖춘 기업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며 "공모 시장에서도 업종 자체의 성장성보다 개별 기업의 기술력과 실적 가시성을 따지는 옥석 가리기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술 특화 업종에 속한다는 사실만으로 공모 흥행이나 상장 이후 주가 상승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기술 상용화 속도와 수익성 확보 여부, 공모가의 적정성에 따라 기업별 성과가 엇갈릴 수 있다. 특히 연구개발(R&D) 단계에 있는 기업은 기술력을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어 투자자들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email protected] 강중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