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상단 年 7% 눈앞… 고정금리 갈아타기 신중해야
4대은행 PB 대출·투자 전략
금리 하락 가능성도 고려할 시기
대환 과정서 실제 절감액 따져야
여윳돈 있다면 빚 대출 상환 먼저
수익률 9.5% 돼야 8% 이자 상쇄
투자금 사용 시점 맞춰 만기 관리
고금리 상품 확보하고 현금 보유
장기 확정금리형 보험 담아볼 만
달러 RP·달러 표시 보험 등 관심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연 7%에 육박하면서 차주들은 '빚 상환'과 '투자 방식'을 둘러싸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기준금리가 연속으로 두 차례 오르며 이자 부담이 커진 가운데 여윳돈으로 대출부터 갚아야 할지, 투자자금을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 셈법이 복잡해진 상황이다.
4대 시중은행 자산관리(WM) 전문가들은 "대출금리와 세후 투자수익률을 비교하되, 향후 금리 흐름과 자금 수요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투자에서는 높은 금리를 장기간 확보하는 동시에 시장 변화에 대응할 유동자금을 남겨두는 전략을 제시했다.
■주담대 고정금리 전환, 신중하게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 8일 기준 연 4.77~6.78%로 집계됐다. 1월 말 4.07~6.67%와 비교하면 금리 하단은 0.70%p 뛰었다. 5개 은행 가운데 4곳은 주담대 금리 하단이 5%대로 올라섰다. 금리 상단이 연 7%에 가까워지자 차주들은 여윳돈으로 원금을 상환하거나 고정금리로 전환해 이자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김도아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지점장은 여윳돈으로 고금리 대출부터 상환할 것을 권했다. 김 지점장은 "대출을 갚아 아낄 수 있는 이자와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세후 수익을 비교해야 한다"며 "투자로 주담대 금리와 비슷한 연 8%대 수익을 내더라도 세금을 떼고 나면 대출을 갚는 것보다 실익이 적다. 마음 편하게 대출금리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자·배당소득에 15.4%의 세율을 적용하는 경우 세전 수익률이 약 9.5%는 돼야 연 8%의 대출이자 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수경 신한은행 PWM 압구정센터 PB팀장은 "대출금리, 투자자산의 기대수익률, 세금, 중도상환수수료, 향후 현금흐름을 종합적으로 비교해야 한다"며 "대출 상환 이후에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유동자금은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상환에 앞서 향후 필요한 자금을 다시 빌릴 수 있을지도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이자 부담을 줄이려고 대출을 갚았다가 나중에 자금이 필요할 때 원하는 만큼 다시 빌리지 못할 수 있다"며 "상환에 앞서 향후 필요한 자금을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선택에는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김 지점장은 "금리 인상이 내년 상반기께 마무리될 가능성을 고려하면 지금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늦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지영 하나은행 서교동지점 VIP PB부장도 "금리 인상기에는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할 수 있지만 높은 금리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알 수 없다"며 "장기적으로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대출 전환 비용을 따질 것을 권했다. 그는 "중도상환수수료와 대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모두 반영한 실질적인 손익분기점을 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금리 상품 확보하되 현금 남겨야
투자 상담 현장에서는 현재의 높은 금리를 장기간 확보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환율이 최근 고점에서 내려온 가운데 미국 채권금리가 높아지면서 달러를 매입해 운용할 상품을 찾는 고객들도 늘었다.
윤 PB부장은 "환율이 내려오고 미국 국채와 일반 회사채 금리가 높아지면서 달러 기반 상품에 대한 문의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다만 환율이 고점에서 내려왔다는 이유만으로 달러를 매입하는 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 부센터장은 "환율이 1500원대보다 내려왔다고 해도 1340원이 무조건 저렴한 수준은 아니다"며 "이미 달러를 보유한 고객이 아니라면 원화를 달러로 바꿔 굳이 미국 국채에 투자하도록 권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높은 금리를 장기간 확보하려는 수요도 늘었다. 정 부센터장은 장기간 사용할 계획이 없는 자금에는 3·5·10년 등 장기 확정금리형 보험상품을 제안했다. 그는 "높은 금리가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는 만큼 금리가 높을 때 장기간 확보하려는 수요가 많다"며 "보험상품은 예금보다 긴 기간으로 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PB팀장은 미국 국채와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 달러 표시 보험상품 등을 주요 관심 상품으로 꼽았다. 그는 "단순히 '달러 금리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고객의 원화·달러 자산 비중, 투자기간, 환율 변동에 대한 감내 수준까지 함께 고려해 달러 자산의 적정 비중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어 "금리 변동성이 높은 시기일수록 특정 상품에 집중하기보다 예금·채권 등 안정형 자산과 절제 자산, 유동성 자산을 적절히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자금의 사용 시점에 따라 만기를 나눌 것을 권했다. 3~6개월 정도의 단기 여유자금은 수시입출식예금(MMDA)·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1년 이상 사용할 계획이 없는 자금은 일부를 정기예금이나 우량채권에 넣어 현재 금리를 확보하는 식이다.
금리 상승만을 이유로 주식 투자를 모두 줄일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 지점장은 2022년 금리 인상기와 달리 미국 인공지능(AI)·반도체 기업들의 이익이 주가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미국 AI·반도체 관련 자산을 일정 부분 보유하되 시장 변동성에 대응할 현금을 확보하도록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