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공항 피격에 수백명 사상… 美 '후티 토벌' 개입 가능성
후티 반군, 킹 칼리드 공항 타격
최소 12명 숨지고 300여명 부상
사전 경고없어 경보도 발령 안돼
이란전쟁 개전 이후로 최악 피해
트럼프 "결정 내리고 움직이겠다"
AP "정보 지원 형태 참전할수도"
지난해 3월 예멘의 후티 반군을 대대적으로 공습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를 도와 본격적으로 후티 반군 토벌에 참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7월부터 사우디와 교전을 재개한 친(親)이란 후티 반군은 사우디 수도 공항을 타격해 지난 2월 이란전쟁 개전 이후 최악의 인명피해를 안겼다.
■美, 사우디의 후티 토벌전 합류 시사
미국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우디의 후티 공격에 동참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럴 수도 있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그 부분을 살펴볼 것"이라며 "우리는 방금 최근 공격에 대해 알게 됐다. 그러니 우리도 결정을 내릴 것이다. 매우 빨리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약 30년의 독재정부를 거친 예멘에서는 2011년에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실각하고 과도 정부가 세워졌으며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이 과도 정부 수반으로 선출됐다. 그러나 이슬람 시아파 계열 무장 단체인 후티는 살레 정부의 잔당과 손잡고 반란을 일으켜 2014년 수도를 점령했다.
이슬람 수니파의 맹주인 사우디는 배후에 이란이 버티고 있는 시아파 세력을 축출하기 위해 이집트 등 중동 8개국과 연합군을 조직해 2015년 3월부터 반군을 노린 공습을 시작했다. 미국은 당시 사우디에게 군수 및 정보를 지원했으나 2021년 조 바이든 정부 들어 지원 종료를 선언했다. 사우디 역시 2022년 4월에 유엔 중재를 통해 휴전에 들어갔다.
미국은 후티 반군이 2024~2025년에 팔레스타인 하마스를 도와 이스라엘을 위협하자 후티 반군을 직접 공습했고, 지난 3월에도 이란을 돕는 후티 반군을 폭격했다.
다만 미국은 후티 반군 공습에서 사우디와 공동 작전을 펼치지는 않았다. 예멘 전선은 후티 반군이 지난 7월 사우디 도시를 겨냥해 미사일과 무인기(드론)을 공격을 재개하면서 다시 위험해 졌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과 예멘 정부군은 지난 4일 후티가 장악한 예멘 영토 탈환을 위한 '예멘의 새벽' 작전 개시를 선언하고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일대의 주요 거점 탈환에 나섰다.
후티 반군은 지난 5일부터 사우디 본토의 공항과 정유 시설을 집중 타격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지난 6∼7일에는 리야드와 아브하 공항 공격으로 3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쳤으며, 8일에는 킹칼리드 공항을 겨냥한 두 차례 공격으로 사우디 항공사 기장 1명을 포함해 3명이 사망했다.
■수도 공항 피격… 역대급 인명 피해
10일 사우디 민간항공청(GACA)은 수도 리야드의 킹 칼리드 국제공항이 원거리 발사체에 피격당해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309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GACA는 사망자 중 4명은 사우디인, 2명은 방글라데시인, 그리고 미국, 요르단, 팔레스타인, 시리아, 수단, 이집트 국적자가 각각 1명씩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번 피해는 2월 이란전쟁 개전 이후 교전국을 제외한 주변 아랍국가에서 발생한 인명 피해 중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관계자들은 이번 공격이 사전 경고 없이 발생했으며 사우디의 위협 경보 시스템에서도 경보가 발령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사일이 공항의 제3·4터미널이 있는 시설을 타격했다고 전했다.
후티 반군의 정치국 위원 중 하나인 무함마드 알 부카이티는 미국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공격이 예멘의 민간 기반시설 등을 겨냥한 사우디의 공습에 대한 보복이라면서 "전 세계가 예멘의 공항과 항구, 결혼식장과 장례식장, 병원과 시장이 공격받거나 피해를 봐서는 안 되는 민간 시설이라는 점을 이해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GACA는 피격 이후 공항 시설의 피해 상황과 안전성을 점검하기 위해 킹 칼리드 공항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쿠웨이트항공과 에티하드항공, 카타르항공 등도 리야드 노선 운항을 잇달아 취소했고, 일부 항공편의 운항 중단은 12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AP는 미국의 사우디 공습 작전 참여 방식에 대해 정보 지원 가능성을 언급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사우디는 지난달 프랑스와 영국, 파키스탄, 이집트 등에 요격 미사일 부족을 호소하며 방공망 지원을 요청했다. 미국의 경우 이미 이란전쟁으로 방공 미사일을 대부분 소진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 관계자는 사우디가 미국 측에 표적 위치, 작전 계획 등을 포함한 정보 지원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 박종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