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이상 노후 교량 2000개 넘는데… 유지관리 예산 깎았다
전국 교량 62% 준공 20년 넘어
해마다 시설 노후화 진행되는데
2년새 보수사업 예산 13% 삭감
"선제적·안정적 재원확보 나서야"
전국 광역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지방도 교량 10곳 중 6곳 이상이 준공된 지 20년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30년 이상 된 교량도 2000개를 웃돌지만 노후 교량과 터널을 개선하기 위한 예산은 최근 2년간 오히려 감소했다. 시설 노후화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인 안전점검과 보수·보강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6개 광역자치단체로부터 제출받은 '지방도 내 교량 및 터널 노후화 현황'에 따르면 시·도 관리 지방도 교량 6741개 가운데 준공 후 20년 이상 된 교량은 4144개로 전체의 61.5%에 달했다.
이 중 30년 이상 된 교량은 2168개로 전체의 32.2%를 차지했다. 교량 약 3곳 중 1곳이 준공된 지 30년을 넘긴 셈이다. 터널 역시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다. 조사 대상 터널 가운데 준공 후 20년 이상 된 시설은 153개로 전체의 37.0%를 차지했다. 이 중 30년 이상 된 터널은 55개였다.
반면 노후 교량과 터널을 개선하기 위한 예산은 감소세를 보였다. 16개 광역자치단체의 관련 예산은 2024년 2151억원에서 지난해 2090억원으로 줄었고 올해는 1882억원까지 축소됐다. 2년 사이 약 269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감소율은 12.5%에 달한다.
연도별 예산은 대규모 보수사업의 착수와 종료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노후 시설 증가에 대응할 지속적인 투자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임호선 의원은 "지방도 교량 10곳 중 6곳이 준공 후 20년을 넘었지만 노후시설 개선 예산은 오히려 줄고 있다"며 "노후화가 곧 위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고가 발생한 뒤 대응해서는 늦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선제적인 점검과 보수·보강을 위한 중장기 투자계획을 수립하고 안정적인 재원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안전등급 측면에서도 보수가 필요한 시설이 적지 않았다. 지방도 교량 가운데 A등급은 213개, B등급은 4514개였으며 C등급은 1274개, D등급은 4개로 집계됐다. 터널은 A등급 90개, B등급 284개, C등급 6개로 조사됐다.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안전등급상 C등급은 시설물에 결함이 있어 보수가 필요한 상태다. D등급은 주요 부재의 결함으로 긴급한 보수·보강이 필요하며 사용제한 여부까지 검토해야 하는 단계다.
전문가들은 시설물의 손상 정도를 조기에 파악하고 진단 결과에 따라 적절한 후속 조치가 이뤄지도록 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홍섭 한국건설안전학회장은 "정확한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그 결과가 반드시 예산 편성에 반영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향후 신규 건설을 최대한 억제하고 기존 노후 교량부터 보수하는 데 예산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예산이 있더라도 계획하고 설계해 실제 보수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기반시설의 상태를 점검하고 보수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안전점검·진단 전문인력을 최소 3배는 늘려야 한다"고 짚었다.
[email protected] 김예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