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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전격전' 외치는데…'반도체 용수' 동복댐 증축 답보

뉴스1
화순 동복댐.ⓒ 뉴스1
화순 동복댐.ⓒ 뉴스1

(화순=뉴스1) 박영래 기자 =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에 들어서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산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전남광주 화순군 동복댐 증축 논의가 답보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이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한 대형 첨단산업 프로젝트에 "속도전을 넘어 전격전을 치러야 한다"며 기반시설 구축을 서두르라고 주문했지만, 하루 30만 톤의 산업용수를 공급할 동복댐 증축은 주민설명회조차 한 달 넘게 다시 열지 못하고 있다.

12일 관련 지자체 등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화순군은 지난 8월 31일 화순군 백아면 아산복지회관에서 열 예정이던 동복댐 증축 계획안 주민설명회를 연기한 이후 새로운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핵심 쟁점은 댐 증축으로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수몰 예정지역 주민들에 대한 보상이다. 주민들은 이주로 기존에 받던 각종 지원이 끊기는 만큼 이를 보전할 수 있는 '연금 형태'의 별도 지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관계기관은 현행법상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당초 기후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지난 8월 31일 동복댐 증축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주민 의견을 듣는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수몰 예상지역 주민 등에 대한 보상대책을 먼저 논의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면서 설명회는 연기됐다. 기후부는 당시 일정을 다시 정해 공고하겠다고 밝혔지만 한 달여가 지난 현재까지 새로운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수몰 예정지역인 이서면과 백아면을 지역구로 둔 정학철 화순군의원은 "설명회 연기 이후 당국으로부터 별도의 연락이나 진행 상황에 대한 설명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화순군 고위 관계자도 "동복댐 증축과 관련해 기후부나 통합특별시로부터 별다른 진척 상황을 통보받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동복댐 증축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하루 30만 톤의 산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핵심 사업이다.

지난 6월 30일 동복댐 현장을 찾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과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동복댐의 용수 공급 능력을 대폭 확충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현재 기후부의 기본구상 용역이 진행되는 가운데 기존 제방에 콘크리트를 덧씌워 높이는 대신 현 동복댐에서 하류 방향으로 약 200m 떨어진 지점에 높이 59.7m의 새 댐을 건설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기존 댐보다 약 15m 높이는 효과를 내는 방식이다.

김 장관도 지난 1일 기후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동복댐의 구조적 특성을 들어 기존 댐을 직접 높이는 방식보다 별도의 댐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사 기간에도 광주시민에게 하루 25만 톤의 생활용수를 차질 없이 공급하기 위해서도 새 댐 건설 방식이 보다 안전하다는 게 기후부의 판단이다.

문제는 수몰 예정지역 주민들의 이주 이후 생계와 생활 기반에 대한 보전이다.

주민들은 댐 증축으로 인한 편익은 반도체 산업과 광역권이 누리는 반면, 주거지와 농경지 등 삶의 터전을 잃는 부담은 해당 지역에 집중된다고 주장한다.

현재 주민들은 수변구역 주변 5㎞ 이내 거주에 따른 지원사업과 농업직불금 등 각종 지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댐 건설로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경우 거주와 농업을 전제로 한 지원 상당수가 중단될 수 있다는 게 주민 측 설명이다.

주민들은 이 같은 손실 등을 감안해 연간 40억 원 상당을 '연금' 형태로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수몰되는 토지와 주택은 토지보상법과 댐건설법 등에 따라 보상하고 이주정착금과 주거이전비도 별도로 지급하는 만큼, 기존 지원금 상실분까지 지속적으로 보전하는 것은 현행 손실보상 체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게 관계기관의 판단이다.

법정 보상 범위를 넘어선 지원을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가 별도의 재원과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하는 만큼 주민들과의 협의가 동복댐 증축 사업의 향후 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임지락 화순군수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은 적극 환영하지만 과거 수몰로 고향을 떠나야 했던 주민들이 다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충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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