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트럼프 "러·우 에너지 휴전 합의" 깜짝 발표…러시아는 침묵

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에너지 휴전'에 합의했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발전소에 대한 공습을 이어갔다. 우크라이나는 휴전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도 합의 내용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고 러시아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오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에너지 휴전이 즉각 발효된다"며 "양측 모두 합의했다. 이를 어기지 말라"고 밝혔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휴전 발표에 놀란 듯 추가적인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휴전을 지지하며 러시아 역시 이를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아직 합의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오히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와 북동부 하르키우 등 여러 지역의 발전소를 공격해 정전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종일 우크라이나 상공이 러시아의 샤헤드 드론으로 뒤덮였다"고 비판했다. 샤헤드는 이란이 개발한 자폭 드론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발전소와 송전망 등 에너지 기반시설을 지속적으로 공격해 왔다. 이에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로 지목되는 정유시설을 공격하며 맞서고 있다.

이번 휴전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산 경유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일시적으로 완화하겠다고 발표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산 경유 공급을 확대하는 대신 제재를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약한 결정"이라고 비판했고 유럽 동맹국들도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미국 의회에서도 반발이 이어졌다. 공화당 의원 4명을 포함한 상원의원 7명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러시아산 경유 수입 허용이 2022년 의회가 제정한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금지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한 뒤 러시아산 경유 거래가 유럽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우크라이나 및 동맹국들의 노력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비판에 맞서 지난 10일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끝낼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ABC방송 인터뷰에서 "어떤 지도자를 선택할지는 우리 사회와 국민이 결정할 일"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영국과 프랑스, 캐나다, 유럽연합(EU) 등 서방 동맹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휴전 제안 자체에는 지지를 표명했다. 앤디 버넘 영국 총리는 즉각 시작되는 지속적인 에너지 휴전을 촉구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국민의 자유를 위해 싸우는 과정에서 그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도 우크라이나 정부와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국제유가와 연료 가격이 급등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산 경유 제재 완화 결정에 영향을 미친 배경으로 꼽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중동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연료 가격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며 "모두가 이를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다음 달 중간선거를 앞두고 높은 에너지 가격이 공화당의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발표에도 러시아의 공격이 계속되면서 실제 휴전 성립 여부와 이행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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