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타는 호르무즈, 유조선 피격 늘면서 석유 운송 급감
지난달 전쟁 이전 수준 넘어섰던 호르무즈 석유 물동량 '반토막'
지난달 말부터 호르무즈 통행 유조선 공격 사례 급증
이란, 美 중간선거 기간 노려 해협 통제권 회복 시도
美 고사 작전 멈추지 않아...2~4개월 지나면 이란 한계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기준으로 전쟁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던 호르무즈해협의 석유 물동량이 다시 줄어들고 있다. 미국의 봉쇄로 궁지에 몰린 이란이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계기로 해협 통제권을 되찾기 위해 상선 공격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미국 CNN은 11일(현지시간) 다국적 해양 정보 플랫폼 케플러의 선박 추적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지난 6일 기준으로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유조선은 7척으로 주간 단위로 측정한 일일 평균 통행량의 절반에 못 미치는데다 지난 7월 23일 이후 가장 적었다. 지난 1~7일 사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원유는 일평균 850만배럴로 평소보다 약 40% 적었다.
케플러에 따르면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는 지난달 빠르게 증가하면서 특히 마지막 주에 전쟁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달 24~29일까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원유는 일평균 1950~2250만배럴에 달했다. 지난해 3월부터 이란전쟁 발발 직전인 올해 2월까지 해협을 통과한 원유는 일평균 1800만배럴 수준이었다.
해협을 드나드는 유조선 숫자는 지난달 말부터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카타르의 범아랍 매체 알자지라는 11일 보도에서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해협에서 공격받은 선박이 최소 12척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주간 기준으로 이란전쟁 발발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이 가운데 최소 1척은 호르무즈해협과 떨어진 카타르 북부 바다에서 피격되었다.
10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당국은 이날 해협 인근의 유조선에서 화재가 발생해 선원 22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같은 날 해협을 빠져나가던 유조선 1척이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맞았다고 밝혔으며 다음날에도 피격 보고가 이어졌다. 2건의 피격 모두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11일 이란의 정치군대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성명을 내고 이날 하루 동안 호르무즈해협에서 유조선 3척이 기뢰에 부딪쳤다고 주장했다. IRGC는 이 중 1척에 대해 "원유 75만배럴을 실은 유조선이 IRGC 해군의 경고를 무시하고 허가되지 않은 항로를 통과하려다가 기뢰에 부딪혔으며, 이후 폭발과 거센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지난 6월에 미국과 종전 양해각서를 맺은 이후 7월 들어 다시 교전에 들어갔다. 이란은 같은 달 호르무즈해협을 전면 재 봉쇄한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은 해협 및 이란 항구 주변에서 이란 관련 선박들을 제지·공격하면서 이란의 석유 수출을 막았다. 이란 작전을 담당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10일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오만 근해에서 미군의 통제를 따르지 않는 파나마 선적 화물선을 공격해 추진 기관을 망가뜨렸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은 지난달 초부터 이란 본토에 대한 직접적인 공습을 하지 않았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발표에서 중간선거 전까지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란 역시 지난달 23일 이후 상선 공격을 멈췄으나 최근 다시 시작했다.
CNN은 이란이 미국의 공격 중지 기간에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기 위해 유조선 공격을 재개했다고 분석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의 모흐센 레자이 사무총장은 11일 X에 "미국이 이란의 7개 조건 중 일부에 동의했지만, 우리는 이것을 불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적었다. 그는 "우리는 미국에 7가지 조건을 제시했고, 해당 조건이 충족되기 전까진 미국에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지 않고 어떠한 협상도 진행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이란은 미국에 △해상 봉쇄 해제 △원유 제재 완화 △레바논을 포함한 중동 내 휴전을 포함한 7개 조건을 충족하면 7일 내에 호르무즈해협을 재개방한다고 제안했다. 당시 미국 측은 이란의 제안을 거절했다.
한편 항구 봉쇄와 함께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진행하고 있는 미국 재무부의 스콧 베선트 장관은 11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대결의 가장 큰 패자는 이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군의 봉쇄 및 경제 제재가 2~4개월 지속되면 이란 경제가 한계까지 몰린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해 국제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리고 미국을 압박하려 했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 박종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