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밖 의사결정 있었나.." 트러스톤, 태광산업 의사록 들여다본다 [fn마켓워치]
1.5조 투자·대표 선임 절차 검증, 오너 일가 이해상충도 쟁점
감사위에 30일 내 회신 요구…주주권 행사 압박 수위 높여
[파이낸셜뉴스] 태광산업의 주요 경영 의사결정 과정이 주주 검증대에 올랐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대표이사 선임과 대규모 투자, 오너 일가 관련 거래의 의사결정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이사회 의사록 열람을 청구하면서다. 단순한 경영정보 공개 요구를 넘어 이사회가 실질적인 의사결정 기구로 기능했는지를 따져보겠다는 취지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 지분 5.04%를 공동 보유한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날 태광산업에 이사회 및 산하 위원회 의사록의 열람·등사를 청구했다. 감사위원회에도 관련 사안에 대한 감사를 촉구하고 30일 이내 감사 착수 여부와 범위 등을 회신하도록 요구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9월 3일 경영협의회 운영과 관련해 보낸 공개서한의 후속이다. 트러스톤 측은 당시 10개 질의와 5개 조치를 요구했지만 태광산업이 회신기한인 이달 3일까지 답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쟁점은 주요 경영 판단의 실질적인 주체다. 트러스톤에 따르면 2023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세 차례 대표이사 인사가 이사회 결의에 앞서 태광그룹 명의로 발표됐다. 지난해 7월 1조5000억원 규모 신사업 투자계획 역시 그룹 홍보실을 통해 공시보다 먼저 공개됐다.
이와 함께 자금조달 과정도 검증 대상이다. 태광산업은 3186억원 규모 교환사채 발행을 추진했다가 약 5개월 만에 철회했다. 관련 공시 문제로 신사업 투자계획 건과 함께 두 차례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돼 총 1억26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받았다.
오너 일가와 거래 상대방 사이의 이해상충 가능성도 도마에 올랐다. 트러스톤은 이호진 전 회장의 두 자녀가 애경산업 인수 공동투자자인 티투프라이빗에쿼티와 태광산업이 출자한 리츠의 운용사 흥국리츠운용에 각각 9%씩 출자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해당 거래가 이사회에서 충분한 이해상충 검토를 거쳤는지가 핵심이다.
이 전 회장에 대한 경영자문 보수 지급도 확인 대상이다. 트러스톤은 연간 9억원 이내의 경영자문계약이 지난해 10월 만료됐지만 이후 계약 갱신을 승인한 이사회 안건은 공시상 확인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감사위원회의 대응 여부도 변수다. 트러스톤은 2023년 이후 세 차례 감사 요청에 회신을 받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감사 착수 여부와 결과 보고 방식까지 구체적으로 요구했다.
한편 IB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행동주의 펀드와 기업 간 단순한 정보공개 갈등보다는 이사회 의사결정의 독립성과 내부통제 실효성을 둘러싼 지배구조 문제로 봤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의사록 확인 결과에 따라 경영진의 의사결정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라고 짚었다.
다만 현재 제기된 이해상충 및 절차상 문제는 트러스톤 측 주장으로, 실제 위법 여부나 이사회 권한 침해 여부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태광산업 측의 구체적인 입장과 의사록 확인 결과가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김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