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중국 뜨자 삼전 불신"…외인 하루 4.5조 '투매' 70일 만에 최대

뉴스1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6.10.13 ⓒ 뉴스1 박세연 기자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6.10.13 ⓒ 뉴스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외국인이 13일 코스피에서 4조 5000억원을 순매도했다. 70거래일만에 최대 규모이자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13조 원 넘게 팔아 치운 것이다.

매도세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에 집중됐다. 인공지능(AI) 투자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는지, 중국 업체의 추격에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반도체 비중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4조 5330억 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6월 29일 7조 7560억 원 이후 70거래일 만에 최대 규모다. 지난 2일부터 이어진 6거래일간 누적 순매도액은 13조 1214억 원에 달한다.

이날 외국인의 순매도액은 SK하이닉스 2조 3613억 원, 삼성전자 1조 3595억 원이다. 두 종목 합산액은 3조 7209억 원으로 코스피 전체 외국인 순매도액의 약 82%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7.39%, SK하이닉스는 10.09% 하락 마감했다.

지속적인 매도에 외국인 보유율도 기록적인 저점 구간으로 내려왔다. 지난 12일 기준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율은 46.30%로 2009년 7월 이후 약 17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SK하이닉스는 49.41%로 2022년 7월 이후 약 4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날 순매도까지 반영하면 보유율은 더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가 주목하는 것은 반도체의 장기 이익 전망에 대한 신뢰 변화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빅테크의 현금흐름과 AI 개발사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이 AI 투자의 지속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 재원을 기업 내부에서 충당하던 방식이 외부 자금 조달로 옮겨가는 흐름도 이러한 우려와 맞물린다는 설명이다.

이는 반도체 주식의 평가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익을 꾸준히 늘리는 성장주에서 수요와 공급에 따라 실적이 달라지는 경기민감주로 다시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 실적이 나쁘지 않더라도 장기 성장에 대한 확신이 약해지면 주가에 부여하던 프리미엄은 낮아질 수 있다.

중국 메모리 업체의 추격은 공급 측면의 불확실성을 더했다. 삼성증권은 CXMT의 차세대 서버용 D램 연내 출시 계획이 중장기 공급 경쟁 우려를 자극했다고 진단했다. 신한투자증권도 중국 업체의 기술 진전과 AI 기업의 자본 조달 부담이 향후 반도체 이익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매물을 받아낼 매수 기반이 약해진 점도 낙폭을 키웠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지난 6일 종료됐고 SK하이닉스의 매입도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시장이 투매에 취약해졌다고 평가했다.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업의 자사주 매수가 줄어 수급 불균형이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주가 조정에 비해 실적 우려가 과도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양일우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원화 강세만으로 외국인 매도를 설명하기 어렵다며 수출기업의 달러 기준 실적 전망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거시적 관점에서 해당 실적 전망에 큰 이상이 없다고 판단했다.

반도체 가격 하락도 수요 악화와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9월 메모리 반도체 수출 단가는 전월 대비 10.7% 하락했지만 수출 중량은 27.2%, 수출액은 13.5% 증가했다. 양 팀장은 가격뿐 아니라 물량과 전체 수출액을 함께 살펴야 한다며 최종 수요는 견조하다고 해석했다.

향후 외국인 매도세의 향방은 AI 투자와 반도체 수요에 대한 의구심이 얼마나 해소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강 연구원은 미국 물가지표 발표를 계기로 금리가 안정되고 TSMC·ASML 실적에서 업황 우려가 완화된다면 투매 강도가 잦아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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