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가스공사, 5000㎞ 가스망을 ‘청정에너지 고속道’로 바꾼다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존 배관 활용 수소·e-메탄 공급
제주 7㎞ 구간 수소혼입 현장 실증
"20% 혼입 때 年 770만t CO2 감축"
말레이 기업 등과 e-메탄 공동개발

한국가스공사가 전국 약 5000㎞의 천연가스 주배관망을 수소와 합성메탄(e-메탄) 등 청정에너지 공급망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술 개발과 사업 기반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스공사의 수소혼입 시험시설. 가스공사 제공
한국가스공사가 전국 약 5000㎞의 천연가스 주배관망을 수소와 합성메탄(e-메탄) 등 청정에너지 공급망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술 개발과 사업 기반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스공사의 수소혼입 시험시설. 가스공사 제공

한국가스공사가 전국에 구축한 약 5000㎞의 천연가스 주배관망을 수소와 합성메탄(e-메탄) 등 청정에너지 공급망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술 개발과 사업 기반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가스 인프라를 활용해 신규 배관망 건설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줄이면서 탄소중립 시대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고압 수소혼입 시험시설 구축…제주서 현장 실증 추진

13일 가스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기존 천연가스 배관에 수소를 섞어 공급하는 '수소혼입' 기술의 안전성 검증을 주도하고 있다. 수소는 천연가스와 물성이 달라 기존 배관과 공급설비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가스공사는 지난 2024년 5월 평택기지본부에 국내 최초이자, 세계 세 번째인 고압 수소혼입 시험시설을 구축했다. 배관과 밸브, 정압기 등 주요 공급설비 7종 14세트를 대상으로 31개 항목의 수소 영향성 시험을 진행해왔다. 수소 농도를 10%, 20%, 50%로 높여가며 단계별 시험을 실시하고, 외부 전문기관의 제3자 검증도 거쳤다. 올해 8월부터는 수소 100% 조건에서의 시험에 착수해 설비 안전성 검증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실제 공급망을 활용한 현장 실증도 추진한다. 제주 한림정압기지에서 한림복합발전소까지 이어지는 약 7㎞ 배관 구간에 수소를 혼입해 공급하는 방안이다. 시험시설에서 확인한 기술적 안전성을 실제 운영 환경에서 검증하기 위한 것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전국 천연가스 배관망에 수소를 20% 혼입할 경우 연간 약 770만t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면서 "향후 현장 실증을 통해 수소혼입 기술의 안전성과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청정에너지 공급 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올해 4월 미국석유협회(API)와 수소 분야 기술표준 개발 및 기술협력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해외 기술자료를 확보하고, 수소 공급설비의 안전기준과 국제 표준화에 대응할 방침이다.

■기존 LNG 인프라 그대로 활용…차세대 청정연료 시장 개척

수소혼입과 함께 가스공사가 주목하는 차세대 에너지원은 'e-메탄(e-Methane)'이다. e-메탄은 청정수소와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합성해 생산하는 메탄으로, 기존 천연가스와 화학적 성질이 유사하다.

특히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저장탱크, 배관망은 물론 가정용 보일러와 발전소 등 기존 설비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수소 전용 인프라를 새로 구축하는 방식과 달리 이미 확보한 가스 공급시설의 활용도를 유지하면서 탄소배출 저감을 추진할 수 있다.

e-메탄은 연소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만 생산 과정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사용한다.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와 적절한 탄소원을 활용하면 에너지 생산부터 소비까지 전 과정의 순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스공사는 e-메탄 사업의 상용화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기업 및 국제 협의체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월 글로벌 e-메탄 협의체인 'e-NG Coalition'에 가입했으며, 같은 해 6월에는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나스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공동개발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가스공사는 기존 천연가스 공급망을 수소와 e-메탄까지 수송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 인프라로 고도화해 나갈 방침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수소혼입 기술의 현장 실증과 e-메탄 공급망 구축을 통해 기존 인프라의 활용 가치를 높이고 국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박지영 기자


#천연가스 #수소 #청정에너지 #한국가스공사 #e-메탄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