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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도체 뺀 다른 산업 경쟁력은 하락세라는 경고

파이낸셜뉴스

슈퍼 사이클 끝나면 역성장에 진입
中 차세대 반도체 개발도 무시 못해

12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이 개최한 경제포럼에서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반도체 호황의 착시효과를 지적하며 "반도체 성과가 워낙 탁월하고 그로 인해 경제 전체의 지표가 개선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반도체 산업의 초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고 한국 산업의 경쟁력은 반도체를 제외하면 이미 정체 또는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경고했다.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사진=뉴스1
12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이 개최한 경제포럼에서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반도체 호황의 착시효과를 지적하며 "반도체 성과가 워낙 탁월하고 그로 인해 경제 전체의 지표가 개선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반도체 산업의 초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고 한국 산업의 경쟁력은 반도체를 제외하면 이미 정체 또는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경고했다.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사진=뉴스1

반도체 초호황으로 한국 경제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슈퍼사이클이 끝나고 반도체 착시가 걷히면 2030년부터 역성장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특히 최근 중국이 한국 경제의 마지막 보루인 D램 기술까지 바짝 추격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와 산업계는 약화된 성장동력을 되살리기 위해 인재 육성과 노동시장 개혁,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 등 경제체질 전환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2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이 개최한 경제포럼에서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반도체 호황의 착시효과를 지적하며 "반도체 성과가 워낙 탁월하고 그로 인해 경제 전체의 지표가 개선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반도체 산업의 초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고 한국 산업의 경쟁력은 반도체를 제외하면 이미 정체 또는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경고했다.

KDI도 장기 경제성장률이 1990년대 초부터 5년마다 약 1%p씩 하락했다며,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0%대에 진입하고 2030년께부터 마이너스 성장이 시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기 성장률은 경제의 추세적인 성장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성장률 하락의 원인으로는 제조업 중심의 생산성 둔화가 꼽혔다. 반도체·자동차를 제외한 석유화학·철강 등 주력 제조업은 지난 15년간 중국의 과잉 공급과 경쟁 심화로 수출이 정체되는 등 어려움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지난 10일 셀 크기를 대폭 줄이는 차세대 서버용 '4F²(포에프스퀘어) 구조 D램'을 연내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한국 기업보다 앞선 기술력을 입증했다기보다 기술력을 과시하려는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 기업들도 일찌감치 4F² D램을 연구해 왔지만 수율 문제 등으로 양산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실제로 기술혁신을 이뤄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발표한 기술이 실제 양산으로 이어질지, 양산에 성공하더라도 수율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렇다고 중국의 추격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관련 보도 직후 한국 증시에서 메모리 반도체 주가가 하락한 것을 보면 결코 가벼이 볼 일이 아니다.

중국의 기술 생태계가 메모리를 넘어 다른 분야로 확장하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최근 중국의 대표 테크기업인 화웨이는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과 5G·컴퓨팅·인공지능(AI)·네트워크 기술을 포괄하는 다년 특허 상호 사용계약을 체결했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당장의 실적은 양호하지만 연구개발 투자의 적기를 놓치면 과거 액정표시장치(LCD) 등 디스플레이 산업처럼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성장률 하락 경고와 중국의 차세대 D램 발표는 한국 경제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신호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막대한 이익을 거두는 지금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에 나서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수율을 높이고 차세대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 기술 초격차를 낼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정부와 정치권도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개선하고 여성과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를 확대하는 한편, AI 시대에 필요한 창의적 인재를 길러내는 등 구조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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