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못 갚는 농민 1만 5000명 육박…농협 조합원 연체액 2조원 넘어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빚을 갚지 못해 금융채무 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로 분류된 농협 조합원이 1만 5000명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늘었다. 농협 조합원의 연체액도 2조 원을 넘어서는 등 농가의 빚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농협중앙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융채무 불이행자로 분류된 농협 조합원은 올해 9월 말 기준 1만 4778명으로 집계됐다.
2022년 8220명에서 2023년 9943명, 2024년 1만 1983명, 지난해 1만 3790명으로 매년 증가세를 이어갔다. 올해도 9개월 만에 지난해 말보다 7.2% 늘어나며 1만 5000명에 근접했다.
연체액 증가세는 더욱 가파르다. 농협 조합원 연체액은 2022년 말 4020억 원에서 지난해 말 1조 3749억 원으로 불어난 데 이어 올해 9월 말에는 2조 624억 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50.0% 급증한 규모다. 같은 기간 대출 잔액 증가율은 1.7%에 그쳐 대출 규모 확대보다 상환 부담 악화가 두드러졌다.
높은 영농비와 불안정한 농업소득이 농가의 상환 능력을 제약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농기계와 농업시설 마련에 목돈이 들어가는 데다 비료·농약값과 인건비 등 고정적인 비용 부담도 크다.
반면 농산물 가격과 수확량은 기상 여건과 수급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져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하기 어렵다. 실제 지난해 농가당 평균소득은 5467만 원이었지만, 농업소득은 1171만 원에 그쳤다. 전체 농가소득에서 농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1.4%에 불과한 셈이다. 농업 외 소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영농비 상승이나 농산물 가격 하락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 빚 상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가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줄 안전망도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고령 농민이 농지를 담보로 맡기고 매달 연금을 받는 농지연금은 예산 부족으로 신규 가입 대기자가 늘고 있다. 농지연금 가입 대기 건수는 지난해 말 1892건에서 올해 8월 말 3688건으로 약 2배 증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