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韓 축구 금메달리스트에게"…엄지성 인종차별 날벼락, 英 2부리그 초유의 중단
경기에 뛰지도 않았는데 터치라인서 쏟아진 폭언… 주심 즉각 경기 중단 '초유 사태'
BBC·가디언 일제히 긴급 보도, 英 경찰 CCTV 확보해 신원 파악 및 수사 착수
스완지 "우린 엄지성 곁에 있다" 강력 성명
AG 금메달 복귀하자마자 터진 씁쓸한 악재
[파이낸셜뉴스] 경기에 출전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터치라인 부근에서 교체 투입을 위해 몸을 풀고 있었을 뿐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엄지성(24·스완지 시티)이 영국 무대에서 어처구니없는 인종차별의 표적이 되며 축구 경기가 7분이나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스완지 시티는 1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더 덴에서 열린 2026~2027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밀월과의 원정 경기에서 1-0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이날 경기의 진짜 핫이슈는 승패가 아닌 벤치 쪽에서 터진 '인종차별' 사건이었다.
사건은 후반 20분경 발생했다.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엄지성이 몸을 풀던 중, 관중석에서 그를 향한 인종차별적 언행이 쏟아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에드워드 덕워스 주심은 즉각 휘슬을 불어 경기를 전면 중단시키는 단호한 조치를 취했다.
덕워스 주심은 양 팀 벤치로 달려가 비토르 마토스 스완지 감독, 알렉스 닐 밀월 감독, 대기심과 긴급 협의를 진행했다. 현장에는 즉시 안전요원이 투입됐고 주심이 직접 스완지 벤치 뒤편 관중석을 지목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경기는 무려 7분 가까이 멈춰 섰고, 장내 방송을 통해 인종차별 신고 접수 사실과 경찰의 CCTV 신원 파악 조사가 공지됐다.
영국 유력 매체들도 즉각 반응했다. BBC, 가디언, 스카이스포츠 등은 "교체를 준비하던 엄지성을 향한 인종차별 의혹으로 경기가 장시간 중단됐다"며 일제히 긴급 보도했다.
마토스 스완지 감독은 경기 후 "엄지성과 관련된 상황이었다. 심판과 밀월 구단 모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올바르게 대응했다"며 "이런 행동은 축구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분노했다. 이어 "엄지성이 이 상황을 불쾌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구단과 동료들이 자신을 지지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양 구단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스완지는 공식 성명을 통해 "모든 형태의 차별을 규탄한다. 우리는 엄지성의 곁에 서 있으며, 그에게 변함없는 사랑과 지지를 보낸다"고 발표했다. 가해자가 발생한 홈팀 밀월 역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확인된 가해자에게 가능한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엄지성에게는 더욱 뼈아픈 하루다. 최근 막을 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사상 첫 4회 연속 우승의 주역이 된 엄지성이다. 영광을 안고 소속팀에 기분 좋게 복귀했지만, 그라운드를 밟기도 전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고 말았다.
이제 영국 축구계와 경찰의 철저한 조사, 그리고 확실한 '무관용 처벌'만이 남았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