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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률 99% 로봇 쓸모없다"…상용화 관건은 추론 효율·신뢰성

최혜림 기자
파이낸셜뉴스

로봇 상용화 성패, 추론 인프라·정확성 관건
정부 "피지컬 AI 실증 넘어 산업 확산 지원"

박윤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원장이 14일 코엑스에서 개최된 '피지컬 AI 테크데이'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최혜림 기자
박윤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원장이 14일 코엑스에서 개최된 '피지컬 AI 테크데이'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최혜림 기자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이 현실 세계로 영역을 넓히면서 범용 로봇 상용화의 성패를 가를 핵심 기술로 추론 인프라와 정확성이 부상하고 있다. 로봇의 두뇌를 아무리 고도화하더라도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면 산업 현장에 투입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한 '피지컬 AI 테크데이'에서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AI 추론 효율을 높이는 기술과 로봇의 신뢰성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행사는 '행동하는 두뇌'를 주제로 열렸다.

로봇 두뇌 고도화, 추론 인프라 효율이 좌우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프렌들리AI 전병곤 대표는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 구현을 위해 고성능 AI 모델뿐 아니라 이를 효율적으로 구동할 추론 인프라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전 대표는 "올해는 에이전트의 시대"라며 "로봇의 두뇌를 만들기 위해서는 프런티어급 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외부에 공개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오픈모델의 성능이 빠르게 향상되면서 로봇 지능 구현의 기술적 기반도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 대표는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평가하는 벤치마크에서 비용 대비 성능이 뛰어난 오픈모델들이 등장하고 있다"면서도 "주로 중국 모델이 경쟁 구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안타깝게도 한국 모델은 없다"고 지적했다.

전 대표는 AI 에이전트가 고도화할수록 데이터 처리에 따른 메모리 부담이 커지는 점도 과제로 꼽았다. 기존 챗봇과 달리 AI 에이전트는 여러 단계의 작업을 수행하며 이전 실행 결과를 반복적으로 활용한다. 실제 코딩 에이전트는 한 번의 작업에서 약 11만6000토큰을 입력받는 반면 출력은 184토큰에 그치는 등 처리해야 할 입력 데이터가 방대하다.

전 대표는 "문맥이 길어질수록 메모리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동시에 많은 에이전트를 처리하기 어렵다"며 "다음 단계는 생각하고 움직이는 로봇의 두뇌를 어떻게 만들지가 중요하고, 이 과정에서도 똑같은 문제를 맞닥뜨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기존 연산 결과를 저장하는 '키밸류(KV) 캐시' 관리와 필요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처리하는 '스파스 어텐션' 등 추론 효율화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99% 성공률로는 부족…로봇 신뢰성이 상용화 관건
연이어 기조연설에 나선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김상배 교수는 피지컬 AI 상용화의 핵심 과제로 높은 수준의 신뢰성과 물리적 데이터 확보를 꼽았다. 김 교수는 AI가 텍스트와 이미지 등 디지털 데이터를 처리하는 '버추얼 인텔리전스'와 달리 피지컬 AI는 힘과 촉각, 물체 간 접촉 상태 등 인터넷에서 확보하기 어려운 물리적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99%의 성공률을 갖춘 언어모델은 훌륭하지만, 99%의 성공률을 갖춘 로봇은 쓸모가 없다"며 "물리적 세계에서는 실수를 용납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로봇은 동일한 동작을 수행하더라도 물체의 상태나 주변 환경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만큼 높은 수준의 신뢰성이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자율주행과 로봇의 물체 조작 기술인 '매니퓰레이션'을 비교하며 데이터 확보만으로 범용 로봇을 구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자율주행은 목적지까지 이동한다는 비교적 명확한 목표를 갖지만, 로봇은 물체를 잡고 옮기고 내려놓는 과정마다 서로 다른 판단과 제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엔드투엔드 방식은 블랙박스처럼 작동해 오류 원인을 파악하고 수정하기 어렵다"며 "로봇의 동작을 분석하고 이해하며 검증하고 오류를 수정할 수 있는 시스템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기술 실증 넘어 산업 구조 혁신해야"

정부는 피지컬 AI의 산업 현장 적용을 확대하기 위한 산업 전반의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우수한 기술이 연구개발에 머무르지 않고 현장 실증과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산업 적용과 확산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윤규 NIPA 원장은 "이제는 피지컬 AI 실증을 넘어 실행을 전면화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AI를 얼마나 많이 도입했는가보다 AI를 통해 일하는 방식과 산업 구조를 얼마나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는가가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세계적인 제조 역량과 우수한 AI 기술, 풍부한 산업 현장을 바탕으로 피지컬 AI 활용을 확산하고 산업 경쟁력 강화와 성과 창출로 이어가야 한다"며 "NIPA 역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최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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