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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마을이 전력 공급원으로… 제주, 실증 국비 98억 확보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후부 분산에너지 공모 2차례 모두 선정
전기차 40대 추가… 실증 규모 100대 추진
주택 10여가구·마을 태양광·ESS 연계
전력거래 보상·새 요금제 실효성 관건

제주지역 전기차 양방향 충전(V2G) 시범사업 현장. 제주도는 쏘카 차량 20대와 도민 차량 40대에 이어 참여차량 40대를 추가 모집해 전기차 배터리를 전력망과 연결하는 실증을 확대한다. 사진=연합뉴스
제주지역 전기차 양방향 충전(V2G) 시범사업 현장. 제주도는 쏘카 차량 20대와 도민 차량 40대에 이어 참여차량 40대를 추가 모집해 전기차 배터리를 전력망과 연결하는 실증을 확대한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가 국비 98억원을 확보해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한 전력을 다시 전력망에 공급하고, 마을에서 생산한 전기를 공동 활용하는 실증을 확대한다.

14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올해 7월과 9월 추진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공모과제에 모두 선정돼 국비 98억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11월 정부의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된 데 이어 전기차와 주택, 마을 단위의 에너지 생산·저장·소비를 연결하는 사업을 구체화하게 됐다.

분산에너지는 대규모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먼 지역까지 보내는 방식과 달리 전력이 필요한 지역에서 직접 생산하거나 저장해 활용하는 에너지다. 제주처럼 태양광·풍력 발전 비중이 높고 전력 생산량이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지역에서 활용도가 주목받고 있다.

가장 먼저 확대하는 사업은 전기차와 전력망을 연결하는 V2G(Vehicle to Grid) 실증이다. V2G는 전기차 배터리를 이동식 전력 저장장치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전기가 남을 때 차량을 충전하고 수요가 증가하면 배터리에 저장한 전기를 전력망으로 되돌려 보내 전력 수급을 조절한다.

제주도는 지난해 12월부터 쏘카 전기차 20대와 도민 차량 40대 등 총 60대를 대상으로 V2G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공모 선정에 따라 도민 참여자 40명을 추가 모집한다. 계획대로 모집이 완료되면 실증 참여차량은 총 100대로 늘어난다.

모집 대상은 양방향 충전이 가능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9 또는 기아 EV9을 보유한 제주도민이다. 이달 넷째 주부터 약 한 달간 제주도청 누리집에서 신청받을 예정이다. 선정된 차량에는 V2G 전용 충전기 등 관련 설비를 설치하고 내년부터 전력시장 참여를 위한 실증을 확대한다.

지난 7월31일 제주시에서 열린 '제주 생활 속 히트펌프 보급사업' 1호 설치 기념행사에서 안익종씨 가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도는 분산에너지 실증사업의 하나로 히트펌프 보급 가구 10여 곳에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구축해 주택의 전력 소비를 최적화할 계획이다. 사진=LG전자
지난 7월31일 제주시에서 열린 '제주 생활 속 히트펌프 보급사업' 1호 설치 기념행사에서 안익종씨 가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도는 분산에너지 실증사업의 하나로 히트펌프 보급 가구 10여 곳에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구축해 주택의 전력 소비를 최적화할 계획이다. 사진=LG전자

국비 78억원이 투입되는 두 번째 과제는 주택과 마을의 에너지 자립 기반 구축이다. 제주도는 기존 난방 전기화 사업에 참여하는 10여 가구를 선정해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설치한다. EMS는 가정의 전력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난방과 전력 소비를 효율적으로 조절하는 시스템이다.

마을 유휴부지에는 공동 태양광 발전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연계한다. 낮에 생산한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간에 활용하고, 생산과 소비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분산에너지 요금제도 시험할 계획이다.

화재 안전성을 높인 비리튬계 배터리와 초급속 충전소를 연결하는 실증, 스마트팜의 전력 자원을 통합 관리하는 가상발전소(VPP) 사업도 추진한다. 가상발전소는 여러 장소에 흩어진 소규모 발전·저장시설을 정보통신기술로 연결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체계다.

이번 사업이 주목되는 이유는 제주 전력계통의 구조적 문제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제주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이 확대되면서 전력 생산이 수요를 초과하는 시간대에 발전량을 강제로 줄이는 출력제어를 시행해 왔다.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필요한 시간까지 저장하거나 새로운 수요와 연결하는 기술이 필요한 배경이다.

전기차 배터리와 마을 에너지저장장치는 이러한 수급 불균형을 완화할 수 있는 수단이다. 다만 실제 효과는 저장 가능한 전력량과 전력망 운영조건, 참여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목장에 태양광 발전시설과 풍력발전기가 설치돼 있다. 제주도는 국비 98억원을 확보해 전기차 배터리와 주택·마을의 에너지 저장시설을 전력망에 연결하고 재생에너지 출력제어를 줄이기 위한 분산에너지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사진=뉴시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목장에 태양광 발전시설과 풍력발전기가 설치돼 있다. 제주도는 국비 98억원을 확보해 전기차 배터리와 주택·마을의 에너지 저장시설을 전력망에 연결하고 재생에너지 출력제어를 줄이기 위한 분산에너지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사진=뉴시스

상용화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지난 7월 발표한 연구에서 V2G의 활용 가능성은 높지만 양방향 충전설비 보급과 전력 역송 관련 제도, 이용자 보상체계 등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마을 단위 요금제 역시 전력 생산·저장에 따른 편익을 주민에게 어떤 기준으로 배분할지 검증해야 한다. 국비 확보와 실증사업 선정이 전기요금 인하나 전력 판매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제주도는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전기차·주택·마을의 에너지 활용 모델을 개선하고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조선희 제주도 기후에너지국장은 "전기차와 주택, 마을을 아우르는 분산에너지 모델을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있게 됐다"며 "도민과 기업이 실질적인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모델을 마련해 제주 전역으로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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