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미래 교육수요 감안" vs "배정된 예산도 못 써"… 국감서 '교부금 개편' 정면충돌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정근식 서울교육감 "학령인구 감소해도 교육비용 증가… 교부금 산식에 미래수요 반영해야"
서범수 의원 "2027년 개편 시 수도권 예산 대폭 축소… 학생 직접 사업비 타격 불가피"
박범계 의원 "서울 그린스마트스쿨 예산 840억 반환… 집행률 34%인데 예산 타령 모순"
서논술형 평가 우려·생기부 복붙 지적·교무실 흉기 위협 늑장 대처 등 교육 현안 질타 이어져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교육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14/뉴스1 /사진=뉴스1화상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교육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14/뉴스1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14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서울·경기·인천교육청 대상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내국세 연동제 개편안과 지방 교육 재정 위기를 둘러싸고 여야 간의 팽팽한 설전이 이어졌다.

이날 정근식 서울특별시교육감은 국감 시작에 앞선 인사말을 통해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에 대한 우려의 뜻을 전달했다. 정근식 교육감은 "현재 논의 중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편이 단순 학령인구 변화뿐만 아니라 실제 필요한 교육비용과 미래 교육수요를 균형 있게 반영할 수 있도록 각별히 살펴봐 달라"며, "학생 수가 줄어든다 하더라도 아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의 가치는 줄어들지 않으며, 기초학력 보장과 마음건강, 특수교육, 노후 시설 개선 등 학교 현장이 감당해야 할 몫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고 재정 확보의 당위성을 호소했다.

질의에 나선 야당 의원들은 교육교부금 산식이 개편될 경우 지방 교육 현장의 사업비 감축이 불가피하다며 정부 개편안을 강하게 조명했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은 "2027년을 기준으로 개편 전후를 비교하면 서울 2.7조원, 경기 7.4조원, 인천 1.6조원가량의 예산이 줄어든다"며, "인건비나 학교 운영비 등 필수 경상비용을 편성하고 나면 결국 학생들에게 직접 돌아가는 사업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정 교육감은 "그렇다"며 예산 감축에 따른 사업 차질을 인정했고,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역시 "사실 저희는 더 어려운 실정"이라며 정부 개편 방향에 난색을 표했다.

서 의원은 또 지자체의 재정 비상 선언과 도비 지원 비율 축소 움직임을 언급하며 "지자체의 재정 여력이 줄어들면 교육 투자 여력도 사라져 경기교육청의 학교 시설 개방 사업 등 주요 교육 정책 추진도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재정 효율성 부족과 예산 집행 부실을 근거로 반격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아직 생기지도 않은 예산을 두고 예산이 삭감됐다고 주장하는 논리는 유령 심의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도 "지방정부 전출금을 제대로 가져다 쓰지도 못하면서 예산 타령을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그린스마트스쿨 사업 예산 840억 원을 반환했는데, 착·준공률이 34.5%로 타 교육청 평균인 92.4%에 한참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교육감들이 노후시설 개선을 명목으로 교부금 개편에 반대하면서 정작 주어진 예산조차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는 것은 명백한 모순"이라며 일선 교육청의 자성을 요구했다. 이에 정근식 서울교육감은 "학부모 반대 등으로 시설 개선 사업이 지연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지적된 부분에 대해서는 반성할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오후 국정감사에서는 교부금 이슈 외에도 서울 교육 현장의 주요 난제와 안전 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질의가 쏟아졌다.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서울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서·논술형 평가 확대 정책을 짚으며 현장의 준비 부족과 사교육 부담을 우려했다. 장 의원은 "2026년 10월 현재 평가를 확대 도입하기 위한 준비와 여건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느냐"며, "수능 최저학력 교육도 벅차 사교육으로 내몰리는 마당에, 교사대 학생 비율이나 교육과정이 제대로 연구·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논술형 평가까지 도입되면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은 또다시 사교육 시장에 몰리고 지역·학교 간 교육 격차만 더 벌어질 것"이라고 철저한 시범운영과 준비를 당부했다. 이에 정 교육감은 "현재 30% 수준에서 내년 40%로 점진적 확대하려는 계획"이라며, "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착실히 점진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감사원 감사 결과를 인용하며 학생부 '복붙(복사해 붙여넣기)' 실태를 강하게 질타했다. 안 의원은 "전체 고등학교 중 30~40%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을 천편일률적으로 복사해서 붙여넣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의 우주와 같은 생명체인데 평가의 핵심인 학생부를 똑같은 내용으로 기재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교육감은 코로나 시기 대면 교육 미흡 등의 배경을 설명하면서도 "감사원 지적이 있었던 만큼 사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교권 침해 및 학교 안전 대책에 대한 질책도 이어졌다.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은 지난 5월 서울 A고교에서 발생한 교무실 흉기 위협 사건을 언급하며 교육청의 안일한 대응을 꼬집었다. 정 의원은 "사건 전 이미 4월에 2차례나 유사한 행동이 있었음에도 이를 학생 자해행동으로 단정해 버렸고, 교무부장을 죽이겠다며 부엌칼을 들고 위협한 사건 이후에도 피해 교원들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20일 동안이나 출석정지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정 의원은 "선생님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데 적절한 대처라고 보느냐"며 엄중한 진상조사와 대책 보고를 요구했고, 정 교육감은 "피해 교원 안전 확보와 가해 학생과의 즉각 분리 측면에서 부족함이 있었다"며, "서울시교육청 차원에서 만전을 기하고 진상조사 결과를 보고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email protected]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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