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주의 역설"…두산퓨얼셀, 4000억 자본확충에도 '재무위험 확대' 경고 [fn마켓워치]
수주대금 80% 인도 시점 회수…운전자금 부담
영구 CB·BW 4000억 발행해 유동성 확보
회계상 자본이지만 실질적으로 차입금 성격
차입금 6669억·부채비율 336%로 급등
나이스신평 "자본전환 여부 신용도에 큰 영향"
[파이낸셜뉴스] 두산퓨얼셀이 미국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연료전지 수주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섰지만, 오히려 실질적인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총 8236억원 규모의 대형 수주를 확보했음에도 선수금은 20%에 불과하고 나머지 대금은 제품 인도 시점에 집중돼 운전자금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지만 금리 상승 조건 등이 부여돼 있어 실질적으로는 차입금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이영규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14일 보고서에서 "두산퓨얼셀이 발행하기로 한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은 단기 유동성 위험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중단기적으로 실질 채무 부담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에 발행예정인 신종자본증권은 콜옵션이 존재하는 점과 금리 스텝업 조항 등을 감안할 때 실질적으로 차입금 성격을 가지고 있다"며 "향후 수주 프로젝트의 채산성 수준과 전환권 및 신주인수권 행사 여부에 따라 회사 재무위험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두산퓨얼셀은 지난 13일 영구 전환사채(CB) 3000억원과 영구 신주인수권부사채(BW) 1000억원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조달 자금 가운데 3000억원은 AI 데이터센터 연료전지 사업에 필요한 원재료 구매 등 운영자금으로, 1000억원은 기존 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예정이다.
문제는 대규모 수주 확대가 당장의 현금흐름 개선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두산퓨얼셀은 지난 9월 미국 AI 데이터센터용 연료전지 프로젝트에서 8236억원 규모의 수주를 확보했다. 그러나 선수금은 전체 계약금액의 20%에 그친다. 나머지 80%에 해당하는 약 6589억원은 제품 인도 시점에 수금이 집중되는 구조다.
결국 제품을 생산하고 납품하기 전까지 원재료 구매와 생산 등에 필요한 자금을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한다. 향후 미국 시장에서 추가 수주가 확대되더라도 납품과 대금 회수가 본격화되기 전까지 운전자금 부담이 누적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미 재무구조는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두산퓨얼셀의 올해 6월 말 별도기준 총차입금은 6669억원으로 지난해 말 5447억원보다 1222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21.5%에서 336.2%로 114.7%p 상승했고, 차입금의존도도 45.3%에서 49.7%로 높아졌다.
수익성 악화도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891억원으로 전년 동기 2282억원보다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124억원에서 512억원으로 확대됐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역시 지난해 연간 784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309억원의 적자를 냈다. 두산퓨얼셀의 현재 신용등급은 BBB이며 등급전망은 '부정적'이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