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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만 디뎠다 떼면 끝…혈액순환 상태 알려주는 신발 나왔다 [헬스LAB]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경기 김포시 보구곶리 들녘에서 황금 들녘을 걷고 있는 시민들. 연합뉴스
경기 김포시 보구곶리 들녘에서 황금 들녘을 걷고 있는 시민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피부를 꾹 눌렀다 떼면 하얗게 변했던 자리가 금세 다시 붉어진다. 병원에서는 이 색이 돌아오는 시간을 재서 손끝과 발끝까지 피가 잘 도는지 확인한다. 그런데 이제는 걷기만 해도 신발이 이 검사를 대신해 줄 수 있게 됐다.

15일 POSTECH(포항공과대학교)에 따르면 POSTECH 컴퓨터공학과 황인석 교수, 이규식 석사, 통합과정 강동현 씨 연구팀은 일상에서 걷는 동안 말초 혈액순환 상태를 반복해서 살피는 스마트 신발 시스템 'CapWear'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웨어러블 컴퓨팅 분야 국제 학술대회인 'ACM ISWC 2026(International Symposium on Wearable Computers)'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눌렸던 피부에 피가 다시 차올라 본래 색을 되찾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모세혈관 재충전 시간(Capillary Refill Time, CRT)'이라고 한다. 몸의 말단까지 혈액이 잘 흐르는지 알려 주는 지표다. 방법은 간단하지만 누군가 피부를 직접 누르고 색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걸림돌이었다.

연구팀은 사람들의 '걸음'에 주목했다. 걸을 때 발바닥에는 체중이 실렸다가 빠지는데, 이 과정이 피부를 눌렀다가 떼는 CRT 검사와 꼭 닮았기 때문이다. 한 걸음 한 걸음이 곧 한 번의 검사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이 아이디어를 신발에 담은 것이 'CapWear'다. 발뒤꿈치 아래에는 조명과 소형 카메라, 압력 센서를 갖춘 작은 광학 모듈이 들어 있다. 신발 속은 좁고 어두워 촬영하기 까다로운 환경이지만, 이 모듈은 조명으로 피부를 일정한 밝기로 비춰 미세한 색 변화까지 안정적으로 담아낸다. 압력 센서는 발이 땅에 닿고 떨어지는 순간을 잡아낸다. 발을 디디면 발뒤꿈치 피부가 눌려 잠시 창백해졌다가, 발을 떼면 피가 돌아오면서 다시 제 색을 찾는다. CapWear는 바로 이 변화를 분석해 CRT를 추정한다.

다만 걷는 중에는 발이 금세 다시 땅에 닿기 때문에, 찍을 수 있는 영상이 1초 남짓에 불과했다. 피부색이 완전히 돌아오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기에는 빠듯한 시간이다. 연구팀은 피부색이 돌아오는 과정을 충분히 지켜볼 수 있는 측정 세션을 따로 마련하고, 여기서 얻은 CRT 값으로 개인 맞춤형 모델을 만들어 이 문제를 풀었다. 사람마다 다른 피부와 혈류 특성을 미리 반영해 둔 덕분에 짧은 영상만으로도 CRT를 추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정확도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CapWear가 추정한 CRT 값을 응급의학과 임상의가 발뒤꿈치 영상을 보고 직접 측정한 값과 비교했고, 두 값 사이에서 상관계수 0.71의 높은 상관관계를 확인했다. 만보기가 걸음 수를 세듯, 신발이 걸음마다 혈액순환을 살피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준 결과다.

POSTECH 황인석 교수는 "별도의 측정 행위 없이도, 보행 중 모세혈관 재충전 시간을 자연스럽고 반복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라며 "여러 질환이나 건강 이상에 수반되는 말초관류 변화를 일상에서 자연스럽고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헬스케어 기술로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email protected]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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