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정점 찍었나" 채권 대차거래 잔고 석달새 44조 '뚝'
채권값 하락 베팅 '공매도' 성격
최근 금리 상승세 꺾이자 주춤
잔고 197조4600억으로 줄어
정부 국채시장 안정 조치도 한몫
금리 불확실성 속 하반기 들어 채권 대차거래 잔고가 44조원 넘게 감소했다. 금리 상승세가 한풀 꺾이자,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움직임이 잦아든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채권 대차거래 잔고는 197조463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말 241조5335억원에서 하반기 들어 44조704억원 급감했다.
대차거래 잔고는 금리 상승과 함께 가파르게 증가해왔다. 지난 6월 29일 242조6539억원으로, 반기 만에 59조원 가까이 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바 있다.
채권 대차거래는 채권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채권을 미리 빌려서 팔고, 나중에 싸게 되갚아 이익을 얻는 '공매도' 성격의 거래다. 통상 기관들이 채권 가격 손실을 헤지(위험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며, 잔고가 늘어날수록 채권 가격 하락(금리 상승)에 베팅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가파르게 오르던 금리가 주춤하자, 차입 포지션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채권 차입 규모는 상반기 월 평균 70조원을 넘어섰지만, 하반기 들어 지난달까지 60조원 수준으로 내려갔다.
전날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857%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달 28일 4.119% 대비 큰 폭 하락했다. 10년물은 4.229%, 30년물은 4.323%로, 연중 최고점보다 각각 37.1bp(1bp=0.01%p), 42.8bp 낮아졌다.
정부의 국채시장 안정 조치도 금리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이달 국채 발행물량을 당초 계획보다 5조원 축소하고, 3조5000억원 규모의 국고채 조기상환(바이백)을 추진하기로 했다. 바이백은 정부가 기존 국채를 사들여 시장의 유통물량을 줄이는 조치로, 금리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금리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안정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국내 채권 시장은 세수 호조를 기반으로 한 국채 발행 축소와 외환시장 안정을 통해 주요국 대비 상대적인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해 금리 상방이 열려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공행진하던 미국 금리가 주춤하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추세적 하락 전환으로 볼 수 없다"며 "이달 금통위와 FOMC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지만, 12월 추가 인상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서민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