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책갈피 구하러 오픈런… 유통가로 번진 '텍스트힙'

김현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문학 콘텐츠 입힌 상품 인기
GS25, 민음사빵 200만개 완판
독서 관련 소품 수요도 늘어나
지그재그, 북마크 검색량 660%↑

GS25가 민음사, 오늘의 귀여움과 손잡고 선보인 민음사빵과 동봉 굿즈. GS25 제공
GS25가 민음사, 오늘의 귀여움과 손잡고 선보인 민음사빵과 동봉 굿즈. GS25 제공

책 읽기를 '힙한 취미'로 즐기는 2030세대의 '텍스트힙(Text Hip)' 열풍이 출판시장을 넘어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독서가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개인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드러내는 활동으로 확장되면서, 책 자체뿐 아니라 문학 콘텐츠를 입힌 식품이나 북커버·책갈피 등의 소품, 책장을 꾸미는 인테리어 상품까지 새로운 소비 시장을 형성하는 모습이다.

14일 서울국제도서전에 따르면 지난 6월 열린 '2026서울국제도서전'에는 약 16만명이 찾았다. 이는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집계한 지난 2022년 방문객수인 10만여명과 비교하면 60% 증가한 규모다. 업계에서는 그 배경으로 전세계적 텍스트힙 열풍을 꼽는다.

과거 독서가 지식 습득과 교양의 영역에 가까웠다면, 텍스트힙 트렌드는 어떤 책을 읽고 어떻게 보관하는지 등을 공유함으로써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는 방식이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는 독서 인증, 필사, 북커버 꾸미기 등 독서를 둘러싼 경험 전반이 소비되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도 텍스트힙 열풍을 상품 기획에 활용하고 있다. GS25가 민음사와 협업해 지난 8월 출시한 '민음사빵'이 대표적이다.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민음사가 캐릭터 지식재산권(IP) 플랫폼 '오늘의 귀여움'과 함께 선보인 독서 굿즈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끌며 품절되자, GS25가 이를 편의점 상품으로 확장해 선보인 것이다.

민음사빵은 빵 포장 속 민음사 대표 시리즈인 '세계문학전집'에 2030세대 인기 캐릭터인 치즈덕, 부실감자를 등장시킨 책갈피 굿즈를 동봉한 형태다. 출시 직후부터 온라인에 '오픈런' 인증이 올라오는 등 화제를 모았고, 결국 200만개의 준비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서 지난 7일 마지막 발주를 끝으로 운영을 마쳤다.

이 같은 인기는 온라인 유입으로도 이어졌다. 민음사빵 출시 직후인 8월 21~31일 GS25의 '우리동네GS' 앱 일일활성이용자수(DAU)는 전월 같은 기간보다 약 15% 증가했다. 앱 내 검색어에서도 민음사빵이 출시 이후 줄곧 1위를 유지했다. 품절 상품의 재고를 확인하고 구매하기 위해 앱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플랫폼 유입까지 견인한 것이다.

쇼핑 플랫폼에서도 독서 관련 소품 수요가 뚜렷하다. 지그재그에 따르면 지난달 1~21일 '북마크'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660%, '책꽂이'는 640% 증가했다. 읽고 있는 책의 표지를 가리면서 취향에 맞게 꾸밀 수 있는 '북커버' 검색량도 27% 늘었다. 엄지손가락에 끼워 책장을 편하게 펼칠 수 있는 '독서링'처럼 기능성과 디자인을 함께 갖춘 상품도 관심을 받고 있다.

GS25 관계자는 "민음사빵은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텍스트힙' 문화가 확산되는 점에 주목해 기획했다"며 "실질적으로 판매율 100% 수준을 기록하며 출시 직후부터 단종 시점까지 품절 사태를 만든 이례적 사례"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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