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연준 베이지북에 '경유값' 21번 등장…美 물가 압력 확산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전역에서 경유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시장은 신규 채용과 해고가 모두 적은 이른바 '저채용·저해고' 상태를 이어갔다. 고물가와 고용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결정도 한층 어려워질 전망이다.

연준이 14일(현지시간) 발표한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 따르면 미국 12개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 중 3곳에서 물가가 강한 상승세를 보였고 8곳에서는 보통 수준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3개 지역은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높은 경유 가격에 대한 언급은 21차례 등장했다. 직전 보고서의 2차례에서 1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이 시작되기 직전 조사에서는 관련 언급이 없었다.

댈러스 연은은 "경유 가격 상승이 비용 증가 요인 가운데 가장 빈번하게 언급됐다"며 "화물운송과 농업, 항공 운임에 영향을 미치고 여러 산업의 이익률을 압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세와 원자재 가격, 보험료 상승도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고용시장은 대규모 해고 없이 정체된 흐름을 이어갔다. 5개 지역에서는 기업들이 퇴사자를 충원하지 않거나 신규 채용을 연기하는 방식으로 인력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의 영향도 확인됐다. 시카고 지역의 한 기업서비스 업체는 AI 도입으로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자연감소 방식의 인력 축소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반면 댈러스 지역의 한 채용업체는 AI 면접 결과를 검토할 인력을 추가 고용했다고 전했다.

고금리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도 이어졌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지난주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7.5%로 약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 연은은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기존 주택 소유자들이 이사를 꺼리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0.25%p 인상했다. 이날 발표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3.7%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금융시장은 오는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질 확률을 약 37%로 반영했다.

미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식료품점에서 한 시민이 화장지를 사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미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식료품점에서 한 시민이 화장지를 사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미국 #연준 #물가 압력 #베이지북 #경유값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