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선 팔아치우면서 '선물' 사들이는 외국인…코스피 반등 기대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외국인 투자자가 최근 국내 증시에서 지속적으로 순매도하며 코스피를 끌어내리고 있지만, 선물 시장에선 순매수세를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선 외국인이 향후 코스피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프로그램 거래를 통한 차익 챙기기일 가능성도 있는 만큼 신중하게 보는 분위기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1조 1791억 원을 순매도했다. 본격적인 순매도세가 시작된 지난달 23일부터 이날까지 총 12거래일 중 11거래일이 순매도다. 단 하루 예외였던 지난 1일도 순매수액이 1194억 원에 불과하다. 해당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총 23조 359억 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코스피에서 총 205조 원을 순매도했다. 그중 삼성전자는 88조 원, SK하이닉스는 90조 원이다. 두 종목 순매도액이 전체 코스피 순매도액의 약 87%나 차지한다. 거센 매도세에 외국인의 삼성전자 주식 보유율은 14일 기준 46.18%, SK하이닉스는 49.12%까지 낮아졌다. 두 기업은 역대급 실적 기록을 쓰고 있지만,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주식을 던지면서 지분율이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월 이후 18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외국인의 순매도세는 증시 약세로 이어졌다. 최근 미국 국채금리 및 국제유가 상승, 지정학적 위기 등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본격적인 외국인 매도세가 시작된 지난달 23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는 총 14.4% 떨어졌다. 외국인의 귀환 없이는 코스피가 의미있게 반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다만 증권가에선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물시장에선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4일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 8445억 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12일부터 3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로, 해당 기간 외국인은 총 1조 9864억 원을 순매수했다. 현물(현재)은 계속 팔아치우고 있는데 선물(미래)은 사고 있는 것이다.
이는 현재 증시가 불안정하기에 현물을 정리하며 현금을 확보하면서도, 향후 코스피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선물 매수를 통해 리스크를 헤지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특히 선물은 현물보다 적은 증거금으로 지수 상승에 투자할 수 있어 반등장에서 공격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지금의 급락장에서 외국인의 선물 매수가 늘어나는 건 희망적인 신호로 읽힐 수 있는 것이다.
주식은 대거 팔면서도 상장지수펀드(ETF)는 사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외국인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코스피에서 주식을 23조 원 순매도했는데, 같은 기간 ETF는 1346억 원 순매수했다. 연간으로도 외국인은 올해 코스피에서 205조 원 순매도했지만 ETF는 9조 6798억 원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등 대형주 현물을 매도하더라도, 코스피를 완전히 떠나는 게 아니라 여러 종목이 묶인 ETF를 통해 한국시장에 대한 노출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같은 선물과 ETF 순매수만으로는 외국인의 국내 증시 복귀 신호라고 해석하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선물 매수는 증시 반등을 기대하는 측면도 있지만, 프로그램 거래를 통한 차익 챙기기 목적일 수도 있다. 현물을 대거 매도해 현물 주가가 급락하는데 선물은 매수하면 선물 가격은 상대적으로 덜 떨어진다. 이렇게 현물과 선물의 가격 차이가 커질 경우 차익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낙폭 확대만을 근거로 공격적인 비중 확대에 나서기보다 외국인 매도 강도 둔화와 시장 내부 수급 안정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외국인의 추세적 순매수 전환까지 기다리기보다 매도 압력이 완화되는 과정에서 분할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