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최태원 "한·일 경제공동체 구축해야…에너지·AI 공동 대응"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EBS '위대한 수업'서 강연
화석연료 공동 구매·저장 시 "비용 5~10% 절감 가능" 제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4일 밤 방송된 EBS '위대한 수업'에서 '일본과의 연대, 왜 지금 얘기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4일 밤 방송된 EBS '위대한 수업'에서 '일본과의 연대, 왜 지금 얘기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글로벌 패권 경쟁과 블록화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과 일본의 경제 협력을 '경제공동체' 수준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양국이 에너지를 공동 구매하고 인공지능(AI)·반도체 분야에서 자원을 결합하면 비용 절감과 함께 글로벌 시장의 규칙을 만드는 '룰 세터(Rule Setter)'로 도약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지난 14일 밤 방송된 EBS '위대한 수업'의 '일본과의 연대, 왜 지금 얘기해야 하는가' 강연에서 이 같은 한·일 경제공동체 구상을 구체화했다. 최 회장은 지난 12일부터 'AI와 새로운 자본주의 그리고 청년'을 주제로 연속 강연을 진행 중이다.

우선 최 회장은 미·중 갈등 심화 등 급변하는 국제 정세를 경제공동체 제안의 배경으로 꼽았다.

그는 "과거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서는 누구와 연대하지 않아도 대한민국 혼자 살아갈 수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미·중 갈등의 틈바구니에 끼어 있는 상황에서 우리 혼자 스스로를 잘 지킬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을 합치면 약 6조 달러 규모에 달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시장 확대를 통한 성장 기회 창출을 역설했다. 단일화된 거대 시장을 바탕으로 국제 질서를 단순히 따르는 '룰 테이커(Rule Taker)'에서 벗어나 규칙을 주도하는 '룰 세터'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최 회장의 지론이다.

최 회장이 꼽은 첫 번째 협력 분과는 '에너지'다.

양국의 연간 화석연료 수입 규모가 약 3000억 달러(약 403조원)에 달하는 만큼, 공동 구매와 저장시설 공동 활용을 도입하면 약 5~10%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아울러 협력 범위를 화석연료에 한정하지 않고 원자력, 재생에너지, 수소 분야의 공동 개발로 넓혀 대외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 자립도를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래 핵심 먹거리인 AI와 반도체 동맹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최 회장은 "AI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되는 사업"이라며 양국이 각자 투자하기보다 자원을 모아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분야 역시 한국의 글로벌 제조 경쟁력과 일본의 강점인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경쟁력이 결합할 때 강력한 시너지가 난다는 점을 짚었다.
일본을 최우선 협력 파트너로 지목한 이유로는 구조적 유사성을 들었다.

한·일 양국 모두 저출생·고령화와 저성장 기조라는 공통의 사회적 과제를 안고 있어 공동의 해법을 모색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라는 분석이다. 최 회장은 이러한 연대 구상이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 회장은 "역사적 문제 등 양국 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상존하지만, 미래를 위해 새로운 경제적 선택지를 모색해야 한다"며 "어깨를 맞대고 보조를 맞춰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마음이 있다면 한·일 경제 연대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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