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위브 쇼크'에 日증시 4.8% 급락…AI 투자 돈줄 막히나
닛케이지수, 오전장 3255p 하락
반도체·AI 대표주에 매도 집중
"투자 걸림돌, 전력서 자금으로"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15일 미국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의 신용불안에 일본 증시가 5% 가까이 급락하고 있다.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AI 인프라 투자가 자금 조달 문제로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도체·AI 관련주를 덮친 영향이다. 미국 물가마저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이날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255.23p(4.81%) 내린 6만4489.06에 오전장을 마쳤다. 863p 하락 출발한 뒤 매도세가 거세지며 낙폭을 키웠다. 이날 종가도 6만5000을 밑돌면 지난달 17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AI·반도체 대표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어드반테스트가 13.91% 급락했고 소프트뱅크그룹과 도쿄일렉트론도 각각 9.36%, 7.29% 떨어졌다. 세 종목이 닛케이지수 끌어내린 폭만 2000p를 넘었다.
매도세를 촉발한 것은 코어위브의 회사채 가격 급락이다. 코어위브는 AI 반도체를 갖춘 데이터센터를 AI 개발사와 대형 클라우드 업체에 빌려주는 기업이다. 2032년 만기인 표면금리 9%대 후반 회사채의 수익률이 15%까지 치솟았고 주가는 15% 넘게 하락했다. 회사채 가격 하락과 수익률 상승은 투자자들이 그만큼 높은 신용위험을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시마다 가즈아키 이와이코스모증권 수석전략가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코어위브의 신용불안이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충격이 컸다"며 "작은 균열이지만 공포가 빠르게 번지면서 위험자산 회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오니시 고헤이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 선임 투자전략연구원은 "최근 AI·반도체주가 고점 부근에 있었던 만큼 이번 사태가 차익실현의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AI 투자 확대를 가로막는 요인이 전력 부족에서 자금 조달로 옮겨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에 들어갈 막대한 투자금을 제때 확보할 수 있느냐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14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50년 경력 중 처음으로 "진정한 의미의 자본 부족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 립부 탄 인텔 CEO와 혹 탄 브로드컴 CEO도 자본 부족과 조달 비용 상승을 향후 과제로 꼽았다.
무라마쓰 가즈유키 나고미캐피털 운용본부장은 "AI 투자의 걸림돌이 전력에서 자금 조달로 바뀌고 있다"며 "재무 악화 우려가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물가도 부담을 더했다. 올해 9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7%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3.6%를 웃돌았다.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이달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도 한때 강해졌다. AI 투자에 대한 우려에 고금리 부담까지 겹친 셈이다.
다만 매도세가 시장 전체로 번진 것은 아니다. 이날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에서는 종목의 30% 이상이 상승했다. 소매·제약 등 내수주와 경기방어주로 자금이 이동했다.
쓰보이 유고 다이와증권 수석전략가는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빠지는 것이 아니라 가치주와 경기방어주로 피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분수령은 이달 말 잇따르는 대형 클라우드 업체들의 실적 발표다. 무라마쓰 본부장은 "AI 투자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분위기를 바꿀 계기는 대형 클라우드 업체의 실적"이라며 "그때까지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