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직접 언급한 고려아연 美 투자…74억달러 제련소의 전략적 가치 [fn마켓워치]
갈륨·게르마늄 등 전략광물 현지 생산 추진 트럼프 투자 효과 언급…美 반도체·방산 공급망과 연결
[파이낸셜뉴스] 고려아연이 74억달러를 투입하는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를 통해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에 참여해 이목을 모은다. 미국이 중국 등 특정 국가에 집중된 전략광물 조달 구조를 바꾸려는 가운데 고려아연의 비철금속 제련 기술이 현지 생산 기반 확보에 활용되는 구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현지 정치권도 투자 효과에 주목하면서 프로젝트 추진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 일대에 통합 비철금속 제련·가공시설을 구축하는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을 추진하고 있다. 총투자 규모는 약 74억달러다. 미국 상무부의 반도체법(CHIPS Act)에 따른 지원금 2억1000만달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생산 품목과 제련 역량이다. 고려아연은 갈륨과 게르마늄, 인듐, 안티모니 등 반도체와 방위산업에 활용되는 전략광물의 미국 내 생산을 추진한다. 광물 확보뿐 아니라 정제·가공시설까지 자국 내에 구축하려는 미국의 공급망 정책과 맞물린다.
미국 상무부도 반도체 생산시설 확대에 필요한 소재 공급망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열린 '세미콘 웨스트 2026' CEO 서밋에서는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화학물질과 특수가스, 핵심광물 등의 안정적인 조달이 주요 과제로 거론됐다. 고려아연의 미국 프로젝트도 공급망 복원력을 높이는 사례로 소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현지 정치권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미국 내슈빌 지역 방송사 WKRN에 따르면 조 피츠 클락스빌 시장은 핵심광물 확보가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점이라며 고려아연의 투자를 환영했다. 로니 글린 테네시주 하원의원도 기존 아연 제련소를 인수해 규모를 두 배로 확대하는 계획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테네시주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고려아연이 6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74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직접 언급했다. 미국 제조업 기반 확충과 지역 고용 창출이라는 정책적 효과를 강조한 것이다.
고려아연 입장에서는 온산제련소에서 축적한 기술을 미국 현지 생산체계로 확장하는 기회다. 동시에 대규모 자본투자가 수반되는 만큼 건설비와 자금조달 구조,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가 향후 사업성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비철금속 업계에서는 미국의 핵심광물 확보 전략이 원료 조달에서 정제·가공시설 구축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광물 자원을 보유한 국가뿐 아니라 실제 생산 기술을 확보한 기업의 역할이 커지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미국이 필요한 것은 광물 매장량만이 아니라 실제 산업에 투입할 수 있는 정제·가공 능력"이라면서 "고려아연의 현지 투자는 미국의 공급망 내재화 정책과 맞물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평가했다.
[email protected] 김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