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검은 목요일’… 코스피 7% 이상 빠졌다 [바닥 없는 코스피]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장중 5450까지 밀리며 공포 극에
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 잇달아
외국인 8일 연속 17조 넘게 매도
AI 수익성 우려에 美물가 충격

새파랗게 질린 韓증시 코스피가 454.59p(7.57%) 하락한 5554.22에 마감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코스닥은 63.06p(7.65%) 하락한 760.82에 마감했다. 연합뉴스
새파랗게 질린 韓증시 코스피가 454.59p(7.57%) 하락한 5554.22에 마감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코스닥은 63.06p(7.65%) 하락한 760.82에 마감했다. 연합뉴스

"올 것이 왔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지냈던 여의도의 전문가가 5500선까지 추락한 증시에 대해 내놓은 촌평이다. 지수가 7% 이상 급락하며 "이제 코스피가 약세장으로 접어들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금융당국은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금융시장 안정과 투자자 보호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불안한 투자심리 진정에 나섰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54.59p(7.57%) 내린 5554.22로 마감했다. 개장과 함께 335.8p(5.59%) 내린 5673.01로 출발한 코스피는 급락세가 나타나며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 정지)에 이어 매매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특히 오후 들어 지수가 5450.81까지 밀리면서 공포가 극에 달하기도 했지만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5500선 위에서 장을 마쳤다.

아시아 증시도 급락세가 나타나며 일본 닛케이지수가 3318.34p(4.90%) 급락한 6만4425.95에 장을 마쳤고, 대만 자취안지수도 3.41% 하락했다.

외국인은 이날도 매물 폭탄을 터트렸다. 코스피에서 3조5281억원을 팔아치웠고 개인과 기관이 각각 2조3582억원, 4957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외국인은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며 17조9310억원어치를 팔았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대부분 하락했다.

삼성전자(-9.91%), SK하이닉스(-11.06%), SK스퀘어(-10.45%), 삼성전기(-15.50%) 등이 급락했다.

이날 증시 급락은 인공지능(AI) 기업의 수익성 악화 우려에 금리상승 압박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간밤에 발표된 앤스로픽의 3·4분기 매출은 168억달러(약 22조5069억원)로 전 분기 대비 증가율이 45%에 그쳤다. 2·4분기 전 분기 대비 매출 증가율이 140%에서 뚝 떨어지며 성장 속도가 둔화됐고, 이에 따라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이 커졌다.

여기에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AI 인프라 기업의 신용위험이 새로운 악재로 떠올랐다. 코어위브는 회사채 수익률 급등으로 자금조달 우려가 부각되며 15.5% 폭락했다. 마이크론은 4.1%, 엔비디아는 3.2% 하락하는 등 AI 밸류체인 전반에 매물이 쏟아졌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7.65% 떨어진 760.82에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2172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674억원, 1637억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에코프로(-8.98%), 알테오젠(-5.79%), 주성엔지니어링(-14.97%), 원익IPS(-15.47%), 이오테크닉스(-10.03%) 등이 하락했다.

증권가에선 5000선이 단기 지지선이 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제 약세장으로 접어들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기업이익 전망이 본격적으로 꺾이지 않는다면 5000선에서 하방 지지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과 내년 초에 실적 상승 둔화가 숫자로 나타나기 시작하면 코스피는 기존의 흐름과 다른, 약세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 및 시장 전문가가 함께 '증시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하고, 국내 증시 동향과 외국인·기관투자자 수급 상황 등을 점검했다.

이 위원장은 "작은 변동성에도 경각심을 갖고 금융시장 안정과 투자자 보호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신용에 의존한 투자는 위험하며, 이럴 때일수록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금융회사들은 무분별한 신용공여를 자제하고 고객 보호와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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