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10만원까지 떨어져라"…주가 급락 반기는 직원들에 주주 반발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 주가가 21만원까지 급락하자 일부 직원들이 오히려 주가가 더 떨어지기를 바란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내년 특별경영성과급을 주식으로 지급받을 때 주가가 낮으면 더 많은 주식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입은 주주들은 직원들의 발언에 불만을 나타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삼성전자 게시판에서는 주가가 더 하락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글이 여러 건 공유됐다.
게시판에서 삼성전자 직원으로 표시된 A씨는 "제발 주가 10만원까지 떨어져라"라고 적었다.
다른 이용자 B씨는 "디바이스솔루션(DS) 입장에서는 주가가 높아봐야 특별경영성과급(OPI2) 리스크만 커진다"며 "주가가 저점일 때 성과급을 받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블라인드 주식 투자 게시판에서도 비슷한 글이 나왔다. 삼성전자 직원으로 표시된 C씨는 "주식이 내려도 삼성전자 직원들은 연전연승"이라며 "주식 손해는 있더라도 동탄 부동산과 성과급이 급등하면서 격차는 더 커질 것"이라고 적었다.
다만 해당 글을 작성한 이용자들의 실제 소속 부서와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직원들이 주가 하락을 반기는 배경에는 2027년 3월 말부터 4월 초 사이 지급될 예정인 특별경영성과급이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올해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합의했다.
성과급은 개인별 지급액에서 세금과 보험료 등을 공제한 뒤 삼성전자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직원이 받는 주식 수는 성과급 지급 당시 삼성전자 주가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금액의 성과급이라도 주가가 낮을 때 지급받으면 확보하는 주식 수가 늘어난다.
예를 들어 세후 성과급이 1억원이라면 삼성전자 주가가 25만원일 때는 400주를 받지만, 20만원으로 하락하면 500주를 받을 수 있다. 주가가 다시 상승할 경우 더 많은 주식을 지급받은 직원의 평가이익도 커질 수 있다.
반면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일반 투자자들은 주가 급락으로 손실을 입고 있어 직원들의 반응을 비판하고 있다.
15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만2000원(9.48%) 하락한 21만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6월 기록한 고점 37만4500원과 비교하면 16만4500원(43.9%) 낮은 수준이다.
주주들의 손실을 고려하지 않은 발언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일부 투자자들은 "주주들은 피해를 보는데 공감 능력이 이렇게 없을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삼성전자 재직자로 표시된 일부 블라인드 이용자들은 "누가 물리래?", "우린 떨어져서 받아야 개꿀이다. 7만원까지 제발 떨어져라"라는 댓글까지 남겼다. 주가가 더 떨어지기를 바란다는 발언이 이어지면서 주주들의 불만도 커졌다.
성과급 지급 방식 자체에 불만을 나타낸 투자자도 있었다. 블라인드에서 삼성전자 주주라고 밝힌 한 이용자는 "내 투자금으로 반도체를 팔아 돈을 벌어놓고, 이익의 10%를 직원 성과급으로 나눠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email protected] 한승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