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美 요구 거부"…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재개 선언
트럼프 행정부의 '러시아 디젤 수입 및 정유소 공격 중단' 요구에 정면 반발
스파이링크 제약·정보 공유 중단 위협 속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토로
[파이낸셜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중단 요구를 더 이상 따르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제한은 끝났다"며 러시아 에너지 시설에 대한 타격 중단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뷰 직후 러시아 랴잔 주의 정유공장에서 드론 공격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으며, 우크라이나 당국자는 자국의 소관임을 확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서운함과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절대적인 악"으로 규정하며 "어떻게 트럼프 대통령이 그와 친하게 지낼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는 명백한 실수"라고 비판했다.
양국 간의 갈등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물가 안정을 위해 러시아산 디젤 연료를 즉시 수입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하면서 극에 달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에너지 휴전'을 선언하고 젤렌스키 대통령의 퇴진까지 요구했다. 우크라이나는 이에 반발하면서도 임시로 공격을 멈췄으나, 러시아의 에너지 기반 시설 포격은 계속됐다.
우크라이나 측은 미국이 러시아 정유소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경우 핵심 군사 정보 공유를 중단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 14일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으로 키이우 인구 60만 명이 정전되는 피해를 입었을 당시, 우크라이나는 사전에 어떠한 미국 측 경보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군의 핵심 통신망이자 미 국방부가 비용을 지불하는 군용 스타링크 네트워크의 고속 이동 기기 접속이 제한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드론의 요격 능력을 약화시키려는 미 행정부의 압박 차원으로 해석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국 방송인 피어스 모건과의 인터뷰에서도 "강력한 파트너를 잃고 있어 안타깝다"며 "미국은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결단은 큰 정치적 위험을 동반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완전히 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싱크탱크의 마리야 졸키나 애널리스트는 "기존의 신중한 접근법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자 젤렌스키가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며 "미국에 정유소 타격을 지속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셈"이라고 분석했다.
[email protected] 윤재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