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줄이고 호신용품 검색"…흉기난동에 시민 공포↑
시민들 "남의 일 같지 않아"…일상 속 경계심 높여 온라인서 호신용품 추천·범죄 대응법 공유 움직임 전문가 "개인적 대응엔 한계…기관 연계 강화 필요"
[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김혜림 인턴기자 = "흉기난동이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것 같아 무서워요. 평소 음악을 크게 듣고 다녔는데 이제는 주변 소리가 들릴 정도로 음량을 낮춰요."
지난 13일 인천 구월동의 한 상가에서 5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시민 10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불안감을 느낀 시민들은 호신용품 구매를 고민하거나 이어폰 음량을 낮추는 등 일상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고 있다. 다만 개인의 경계만으로는 예고 없이 발생하는 강력범죄를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에 거주하고 있는 조모(32)씨는 이번 사건을 접한 뒤 범죄 피해에 대한 경계심이 부쩍 커졌다고 했다.
조씨는 "인천에서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며 "혼자 다니는 게 신경 쓰이고 밤에 걸을 때는 이어폰을 빼거나 음량을 낮게 설정해 주변을 살핀다"고 말했다.
그는 "휴대용 비상벨 같은 것을 알아보고 있다"면서도 "호신용품을 갖고 있어도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평소에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대학생인 정모(23)씨도 "이런 사건이 일상에서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시청이나 구청에서 제공하는 호신용품 지원 사업이 있다고 들어서 먼저 찾아볼 예정"이라고 했다.
두 딸을 양육하고 있다는 김모(58)씨는 "딸들을 위해 스틱형 최루가스 등 호신용품 비용이 얼마인지 생각해 본 적 있다"고도 전했다.
흉기로 사용할 물건을 제재 없이 쉽게 살 수 있다는 점도 시민들의 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혔다.
이모(28)씨는 "음악을 크게 듣고 다녔는데 주변 소리가 들릴 정도로 음량을 낮췄다"며 "범죄 예방이 쉽지는 않지만, 서현역 흉기난동도 있었고 비슷한 사건이 연달아 벌어지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예방책을 마련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에서도 호신용품을 추천해 달라는 글이 올라오는 등 잇따른 흉기난동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한 카페 이용자는 "오늘 호신용 호루라기 사 온 걸 방치하다 이제 꺼냈다"고 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요즘 일어나는 일들이 정상적이지가 않아서 대응·대처법을 찾는 것 자체가 무력감을 느끼게 한다"고 했다.
전문가는 개인의 호신용품 구매나 자기방어 노력만으로는 범죄를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공공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범죄는 순식간에 발생하기 때문에 개인이 호신용품을 준비하거나 보호 장비를 갖추는 것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크다"며 "개인이 일상생활에서 언제든 범죄에 대비하도록 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노인이나 여성, 아동 등 상대적으로 신체적으로 약하다고 여겨지는 사람을 범행 대상으로 삼기도 한다"며 "자신보다 약한 상대는 공격에 무방비 상태일 것이라고 생각해 범행 대상으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이 높은 사람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져야 예방과 후속 조치도 가능하다"면서 "경찰과 보호관찰기관, 정신의료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이 정보를 공유하고 연계해 대응하는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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