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받고 싶지만 방법을 모른다"...여성기업 외부 투자 2.9%뿐
[파이낸셜뉴스] 국내 여성기업들이 성장 의지에도 불구하고 외부 투자 유치에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 조달이 자체 자금이나 대출에 집중된 데다 투자 관련 정보와 투자자 네트워크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여성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투자 준비부터 투자자 연결, 후속 투자까지 이어지는 단계별 지원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6일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부설 여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여성기업 금융지원의 현황과 정책과제: 투자연계 지원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자금 조달 경험이 있는 여성기업은 62.2%로 집계됐다. 반면 외부 투자 이용률은 2.9%에 그쳤다.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은 대표자·관계자 자금(29.9%)과 은행·비은행 대출(29.4%) 순이었다. 투자 유치를 통한 자금 확보보다는 자체 자금이나 금융기관 대출에 의존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외부 투자 유치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투자 방식과 법률·계약에 대한 이해 부족(40.1%)이 꼽혔다. 이어 투자자 네트워크 부족(38.0%), 기업설명(IR)·재무계획·기업가치 관련 자료 준비(34.1%), 매출·시장성·성장성 입증(30.7%) 등의 순이었다.
특히 여성기업의 성장 의지와 실제 투자 준비 수준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장지향성은 5점 만점에 4.3점으로 높았지만, 스스로 평가한 투자 준비도는 3.4점에 머물렀다.
투자 유치 현황과 계획에서도 '관심은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는 응답이 44.5%로 가장 많았다. 현재 투자를 진행하거나 준비 중인 기업은 16.2%, 향후 2년 내 투자 유치를 시도할 계획인 기업은 23.1%로 나타났다. 투자에 대한 관심이 실제 투자 준비와 실행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기업들의 지원 수요도 투자 유치 과정 전반에 집중됐다. 최근 3년간 창업·기업지원사업에 참여한 여성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투자자 매칭·초기 투자 연계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61.9%로 가장 많았다. 후속 투자 연계(61.6%)와 투자 준비 코칭(55.5%)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여성기업 금융지원 정책도 기존의 자금 공급 중심에서 벗어나 기업의 성장 단계와 투자 준비 수준에 맞춘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해외에서는 기업 성장 단계에 따라 금융지원 수단을 차별화하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캐나다는 초기기업에 소액대출과 상담을 제공하고 성장기업에는 벤처캐피털과 수출금융 등을 연계한다. 영국은 여성 운용사와 신규·소형 펀드에 대한 출자사업을 통해 여성기업의 투자 기반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여성경제연구소는 "여성기업 금융지원은 이제 '얼마를 공급할 것인가'에서 '기업 상황에 어떤 금융수단을 연결할 것인가'로 관점을 고도화해야 한다"며 "기업별 투자 준비도를 진단해 초기기업에는 IR·재무·계약 이해를 돕고, 역량을 갖춘 기업에는 투자자 매칭과 후속 투자까지 이어지는 단계별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여성기업 확인서를 발급받은 여성기업과 최근 3개년 여성창업경진대회 참가 기업 등 1328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email protected] 이주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