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애도런이라니 기괴하다"…마라톤 숨진 러너 추모한다며 '기록 인증샷' 올린 러너 [어떻게 생각하세요]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고 유지원 인스타그램 /사진=뉴스1
고 유지원 인스타그램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서울 도심 마라톤 대회 도중 20대 참가자가 숨진 사고와 관련해, 일부 러너들이 고인을 기린다며 SNS에 달리기 기록을 인증하는 이른바 '애도런'을 이어가면서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러너 A 씨는 최근 자신의 SNS에 "오늘 새벽 러너 유지원 님을 추모하며 내 위치에서 뛰었다"는 글과 함께 운동 기록 캡처 사진을 게시했다.

A 씨는 "러너의 마음과 부모의 마음을 느끼며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유지원 님, 남은 500m 우리가 마저 뛰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함께 공개된 사진에는 2시간 29분 동안 25.01㎞를 달린 거리와 시간 등의 상세 기록이 담겼다.

해당 게시물이 퍼지자 온라인상에서는 추모 방식의 진정성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고인의 죽음을 기린다는 명목으로 본인의 운동 기록과 달린 거리를 전시하는 행위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누리꾼들은 "진심으로 애도한다면 조용히 추모하면 될 일이지, 굳이 SNS에 기록까지 올려가며 '애도런'을 인증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일면식도 없는 이들이 유족 동의 없이 고인의 이름과 사진을 올리며 자신을 홍보하는 것 같아 기괴하다", "유족에게는 또 다른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 등 냉소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반면 일각에서는 운동 커뮤니티 특유의 문화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해외 크로스핏이나 러닝 크루 등에서는 동료가 세상을 떠났을 때 고인의 생일이나 기일을 숫자로 환산해 운동 세션을 진행하는 추모 방식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한 누리꾼은 "러너들만의 방식으로 슬픔을 나누려는 시도일 뿐, 악의적인 의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앞서 지난 11일 서울에서 열린 '2026 서울레이스' 하프코스에 출전했던 카이스트(KAIST) 대학원생이자 러닝 인플루언서 유지원 씨는 결승선을 약 500m 앞둔 서울 종각역 인근 청계천로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현장 응급조치 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으며, 정확한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서울레이스 조직위원회는 지난 12일 공식 공지를 통해 "갑작스러운 슬픔을 마주하신 유가족께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면밀한 사후 대책 마련을 약속했으나, 온라인상에서는 고인을 둘러싼 무분별한 챌린지성 추모와 '인증샷' 논란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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