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빨대' 그들은, 끝내 불속에서 목숨을 잃었다..."추미애 무릎 꿇고 사과하라" 분노
부천 화재 진압 40대 소방관 순직... 5명도 부상
추미애 경기지사 '소방 재정 빨대' 발언 논란 확산
[파이낸셜뉴스] 경기 부천 도장공장 화재 진압에 나섰던 40대 소방관이 끝내 숨지면서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17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부천시 오정구의 한 금속부품 도장공장에서 불이 나 소방관 1명이 숨지고 소방관 5명을 포함해 7명이 다쳤다.
초기 진화에 투입된 40대 소방관 2명은 불길이 번지는 과정에서 연기를 흡입해 중상을 입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병원 이송 후 의식을 되찾았으나, 심정지 상태로 옮겨진 다른 한 명은 치료 중 이날 새벽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관 사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흘 전 나온 추 지사의 국정감사 발언에 대한 비판도 거세졌다. 추 지사는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소방 재정 확충을 묻는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답했다.
추 지사는 2027년 소방 인건비가 1조1000억원, 사업비가 5000억원가량에 달해 국가직임에도 소방에 나가는 돈만 1조7000억원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공무원이 2020년 국가직으로 전환된 뒤에도 인건비와 사업비 상당 부분을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구조를 지적한 취지다.
소방노조는 재정 부담의 책임을 소방관에게 돌리는 부적절한 표현이라며 반발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성명을 통해 소방관을 예산 낭비 요인이나 재정의 짐으로 치부했다며 분노를 표했고, 지방재정 의존이 문제라면 정부에 국비 지원 확대를 요구하는 것이 도지사의 책무라고 비판했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도 소방공무원을 재정을 축내는 존재처럼 취급해 현장 대원들의 자존심을 짓밟았다며, 국가직 전환의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지 못한 것은 정치와 행정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경기도는 지자체가 소방 재정을 대부분 부담하는 가운데 국고 지원 비율이 줄어드는 점을 강조하려는 취지였다며 비하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서면브리핑에서 해당 표현으로 상처받은 소방공무원과 가족에게 사과한다며, 소방관들의 노고와 자부심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점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할 지역에서 화재 진압에 나선 소방관이 숨지면서 사과 요구는 더욱 거세졌다. 소방노조 관계자는 "이번 화재 현장에서 쓰러진 소방관들을 보고도 소방이 재정의 빨대라고 말할 수 있느냐"며 "즉각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추 지사는 전날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화재 현장을 찾아 소방관들을 위로했다. 현장에서는 그을린 진압복 차림의 소방관이 고개를 숙이고 울먹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추 지사는 "소방관들의 용기와 헌신,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위험 물질을 다루는 곳들을 사전에 단속하고 예방 활동을 강화하는 조치도 즉각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취재진이 '재정 빨대' 발언에 대해 묻자 "그런 얘기 하지 말라"며 답변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전날 전국체전 개회식에서 부상 소방관들의 쾌유를 기원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목숨을 던져 헌신하는 소방관들에게 천금을 준들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부상 소방관들이 조속히 회복할 수 있도록 치료 지원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위험물 취급 사업장에 대한 사전 단속과 예방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성민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