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 제재 유예에 공화당도 반발…"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유예한다고 발표한 것을 놓고 민주당뿐만 아니라 여당인 공화당도 반발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의회전문지 더힐에 따르면 공화당 의원들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상원 의원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beyond irresponsible)" 행태라고 작심하고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러시아 제재법(그레이엄법) 시행을 유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러시아의 돈줄을 끊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도록 하는 법으로 자신이 지난달 이 법에 서명했지만 '국익'을 이유로 시행을 유예한 것이다. 오는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떨어지는 표심을 붙잡기 위해 러시아가 경유 수출을 재개하도록 하는 당근이다. 민주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상하 양원을 장악하면 의회에서 트럼프 탄핵이 추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가 표심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트럼프는 이 행정명령에서 "그레이엄법에 따른 이 같은 제재, 규제, 의무 적용을 유예한다"면서 "이 같은 유예는 현시점에서 미국의 국익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소명하는 서한을 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틸리스 의원은 소셜미디어 X에 "상원을 통과한 이 법을 시행하는 데 어떤 부분을 대통령과 참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냐?"면서 "이 행정부가 불법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매일 무고한 시민들을 도살하는 러시아 독재자에게 항복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다"라고 일갈했다.
트럼프가 지난 9월 서명한 이 법은 작고한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제안하고 그의 이름을 딴 법으로 러시아 에너지를 구매하는 상위 5개 구매자, 또는 러시아가 제재를 우회하도록 돕는 국가들을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존 코닌(텍사스) 상원 의원도 17일 오전 소셜미디어에 러시아 제재법 유예 기사를 올리고 "린지(그레이엄)가 진저리를 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돈 베이컨(네브래스카) 하원 의원은 이번 행정명령으로 "대통령은 이 전쟁을 끝내기보다 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에게 '러시아 경유 딜'을 취소하라고 촉구하는 하원 공화당 의원 5명의 서한에 동참했던 마이클 매콜(텍사스) 하원 의원도 이날 X에서 제재 유예는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매콜 의원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푸틴이 어떻게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는지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그레이엄법 의회 통과에서 주된 역할을 한 리처드 블루멘털(코네티컷) 상원 의원은 트럼프의 제재 유예는 "용기 없는, 비겁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블루멘털은 소셜미디어에서 "이 같은 제재 유예는 우리 국가 안보와는 아무 연관도 없으며 그저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에게 아부하려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돈 바이어(버지니아) 하원 의원도 X에 올린 글에서 제재 유예는 "우리의 우크라이나 동맹을 배반하는 것이자 러시아의 불법 침공을 벌주려는 의회의 확실한 입법 취지에 대한 배신"이라고 규정했다.
반면 트럼프의 러시아 제재 유예를 옹호하는 공화당 의원들도 있었다.
토머스 매시(켄터키) 하원 의원은 17일 X에서 트럼프의 결정을 지지하고 제재법은 "근시안적"이라고 비난했다. 매시 의원은 자신이 이 법에 반대 표결한 단 7명의 공화당 의원 가운데 한 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가 대통령 권한을 활용해 러시아에만 적용되는 이 멍청한 법의 거의 모든 조항을 유예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송경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