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與 '조희대 탄핵' 꺼내자 野 "밀어붙여 보라"…정국 또 탄핵 공방

뉴스1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6.10.16 ⓒ 뉴스1 윤일지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6.10.16 ⓒ 뉴스1 윤일지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2026.10.15 ⓒ 뉴스1 신웅수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2026.10.15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장성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논의를 공식화했다. 자진 사퇴 압박에 머물던 지도부가 국정감사에서 조 대법원장의 해명이 흔들리고 범여권의 탄핵 요구가 거세지자 수위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맞불을 놓으면서도 민주당이 실제로 탄핵소추안(탄핵안)을 발의할지 주시하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열흘 사이 세 차례에 걸쳐 발언 수위를 높였다. 지난 7일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마지막 도리'라며 조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던 김 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진 사퇴의 인내선도 무한대는 아니다'라고 경고했고, 16일에는 당 유튜브 방송에서 '모든 사안과 방법과 어떤 경로를 올려놓고 논의하기 시작했다'며 탄핵을 직접 꺼냈다.

조계원 민주당 대변인은 16일 부산 일정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표도 국감을 지나면서 조 대법원장의 행태는 도저히 국민이 납득하지 못한다고 봤다"며 "이번(김 대표의 당일 발언)은 국감 전과 기조가 좀 달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감을 거치며 공세의 근거가 쌓였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6일 대법원 국감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했다. 또 대법관 격려금 지급 논란에 있어 '대법원장이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으나 지난 12일 감사원 국감에서 김호철 감사원장은 '격려금의 지급 주체는 기관장'이라고 답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튿날 '국회에서 거짓 해명을 한 것이냐'며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범여권의 압박도 거세졌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12일 탄핵안 재발의를 예고한 데 이어 13일 조 대법원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16일에는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혁신당은 새 탄핵안을 19일에 공개한다. 신장식 혁신당 대표는 지난 14일 "(민주당이) 탄핵을 못 하고 있다가 조 대법원장이 또 (추가적) 결정을 해서 얻어맞으면, 그 역풍을 민주당이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내 기류도 탄핵 쪽으로 일부 기울고 있다. 지난해 말 범여권 의원 100명 이상이 서명한 탄핵안은 발의되지 않았다. 조 대변인은 "의원 다수 분위기는 탄핵에 동의하는 분위기가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 박균택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과 대법관 재제청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문제 등에 있어 "탄핵 사유가 충분히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기표 의원도 "탄핵 사유는 차고도 넘친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 셈법이 하나로 모인 것은 아니다. 조 대법원장 임기는 내년 6월까지로 8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 김남희 민주당 의원은 지난 13일 BBS 라디오에서 "탄핵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오히려 조희대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주는 효과와 같은 문제들이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탄핵 추진으로 인한 '지지층 결집'만이 아닌 '전반적 국민 여론'을 고려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탄핵보다는 수사가 우선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뉴스1에 "탄핵보다는 우선 위법성에 대한 수사를 해볼 만한 정황들이 지금 상당히 나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맞불을 놨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내년 2월, 법원의 정기 인사가 예정되어 있다. 그전에 조 대법원장의 직무를 정지시켜 인사권 행사를 막으려는 것"이라며 "한번 밀어붙여 보라. 그날이 이 대통령의 마지막 날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국민의힘의 속내는 반신반의에 가깝다. 한 초선 의원은 "전부터 자꾸 말만 하는데 실제로 그렇게 할지는 좀 봐야 한다"며 "조 대법원장을 탄핵하는 게 민주당에서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숫자로만 따지면 민주당은 탄핵안을 단독 처리할 수 있다. 대법원장 탄핵안은 재적의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의결되는데, 민주당 의석은 161석이다. 탄핵소추의결서가 송달되면 헌법재판소 결정 때까지 조 대법원장의 권한 행사가 정지된다. 장 대표가 민주당의 목표를 '탄핵'이 아닌 '직무 정지'로 규정한 것도 이 대목이다.

다른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민주당이 탄핵 추진을) 할 수는 있지만 지지율 좋을 때나 하는 얘기"라며 "정말 추진한다면 이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갈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차라리 탄핵을 시도해 역풍을 맞았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민주당이 당내 갈등 봉합과 진보 결집으로 방향을 잡으며 탄핵론을 활용하는 듯하다"며 "내부 단합을 목적으로 '조희대 탄핵'이나 '공소취소(조작기소) 특검' 둘 중 하나는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강경파의 불평·불만이 계속 터져 나온다면 두 개 다 강행하려 할 수 있겠으나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