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14.5% 연쇄급락' 코스피, 올해는 평균 14거래일 만에 회복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외국인 매도 진정이 관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올해 증시를 흔든 연쇄 급락장에서 코스피가 잃은 지수를 되찾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14.25거래일로 파악됐다. 최근 7거래일 만에 20% 넘게 주저앉은 코스피가 지난 16일 하락 고리를 끊으면서, 이번에도 비슷한 속도로 반등할 수 있을지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증권가는 낙폭을 되돌릴 여력이 적지 않다고 보면서도, 외국인 매수세의 귀환을 반등 지속의 전제 조건으로 꼽는다.

18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15일까지 7거래일 동안 코스피는 하루도 빠짐없이 내려 누적 하락률이 20.7%에 달했다. 12∼16일 한 주 단위로 봐도 14.5%가 증발했다. 지수는 지난 2일 7003.74로 7000선을 잠시 되찾았지만 이후 내리막을 타며 16일 5668.05까지 내려앉았다. 다만 16일 하루 2.05% 오르며 8거래일 만에 상승으로 돌아선 데다, 인공지능(AI) 관련 수요가 꺾이지 않았고 메모리 업황도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나온다는 점은 추가 반등 기대를 받치는 요인이다.

코스피가 7거래일 내리 하락한 것은 2024년 9월 3∼11일 이후 2년여 만이다. 당시에도 코스피는 8거래일째인 9월 12일 2.34% 오르며 하락 행진을 멈췄다. 이번 급락의 한복판에는 외국인 매도가 있었다. 외국인은 지난 1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7거래일 연속 순매도 우위를 이어갔고, 이날 하루에만 1조1813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같은 날 발표된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돌았는데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반도체 투자심리를 짓눌렀다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왔다.

2거래일 이상 연달아 빠지며 두 자릿수 낙폭을 낸 올해 사례를 들여다보면 회복 속도는 국면마다 달랐다. 가장 오래 걸린 것은 이란 전쟁 발발 충격이 시장을 덮친 직후다. 2월 27일∼3월 4일 3거래일간 19.2% 밀린 코스피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데는 34거래일이 소요됐다. 반면 3월 26∼31일 4거래일 새 10.4% 내렸을 때는 6거래일, 6월 4∼8일 3거래일 동안 14.9% 빠졌을 때는 7거래일 만에 낙폭을 메웠다. 7월 28∼30일 사흘간 17.2% 곤두박질친 뒤에도 10거래일이 지난 8월 13일 원래 수준을 회복했다. 이 네 차례의 회복 기간을 평균한 값이 14.25거래일이다. 메모리 업황 기대에 투자 자금이 끊임없이 들어오면서 지수가 6000선부터 9000선까지 앞자리를 차례로 갈아치우던 시기였다.

급락이 모두 반등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지난 7월 6∼8일 3거래일 동안 10.4% 떨어지며 8000선에서 밀려난 코스피는 지금까지 그 자리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올해의 복원 속도는 과거와 견주면 상당히 빠른 편이다. 예전에는 낙폭을 메우는 데 몇 달, 길게는 몇 년이 걸린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금융위기가 세계를 휩쓴 2008년 10월 21∼24일에는 4거래일 만에 22.2%가 빠지며 지수가 1000 아래로 떨어졌고, 폭락 직전 수준인 1200을 다시 밟기까지 2개월 넘게 걸렸다. 미국과 중국에서 비롯된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번진 2011년 8월 2∼9일(6거래일)에는 17% 하락한 뒤 한동안 2000선 아래를 맴돌았고, 낙폭을 온전히 만회한 것은 3년 반이 흐른 2015년 4월 말이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팬데믹 공포가 극에 달했던 2020년 3월 11∼19일에는 7거래일간 25.7%가 증발했다. 이때는 백신 개발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39거래일 뒤인 5월 19일 지수가 제자리를 찾았다. 2024년 8월 2∼5일 이틀 새 12.1% 급락했을 때는 회복에 10개월가량이 필요했다. 엔화 강세로 엔 캐리트레이드(저금리 엔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 자산에 투자하는 거래) 청산 공포가 시장을 짓누르던 때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수급의 바닥 신호에 주목한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순매도가 집중되는 반도체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은 48%대로,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앞서 7월에도 48%대로 하락한 후 반등한 바 있으며, 매도세도 진정됐다"고 짚었다. 이어 "7월과 유사하게 3분기 실적 시즌을 거치며 수급 환경 개선을 기대한다. 특히 11월 초 예정된 (미국 생성형 AI 개발사)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가 지나가면 이를 위한 자금 재배분도 마무리되고 외국인의 매도 압력이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mail protected] 정경수 기자


#코스피 #연쇄 급락장 #거래일 #증시 #외국인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