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20대로 돌아가면 무조건 창업…인류 난제 해결에 도전"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다시 20대로 돌아간다면 무조건 창업을 할 것"이라며 청년들에게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도전을 강조했다.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정해진 답을 찾는 능력보다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역량이 중요해질 것이라고도 조언했다.
18일 SK(034730)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방송된 EBS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 시즌6에 출연해 'AI와 새로운 자본주의 그리고 청년'을 주제로 강연했다.
국내 기업인으로는 처음으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최 회장은 세 차례 강연을 통해 한국 경제의 성장 방안을 제시하고, 두 차례에 걸쳐 청년들의 취업과 창업, AI 시대 일자리 변화 등에 관한 질문에 답했다.
"20대로 돌아가면 창업…작은 문제부터 해결해야"
최 회장은 마지막 방송에서 '다시 20대로 돌아간다면 AI 시대에 어떤 일에 도전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일단 저는 무조건 창업을 할 것"이라며 "지금처럼 반도체를 하는 창업은 아닐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대한민국이나 인류가 직면한 가장 어려운 문제, 혹은 고통받는 사람이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업 분야로는 물 부족과 탄소 배출 등 환경 문제, 식량 부족 문제 등을 꼽았다. 기존 방식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면 새로운 농사법이나 인공식품 개발 등을 통해 해결책을 찾겠다는 설명이다.
청년들에게는 거창한 목표보다 자신이 관심을 가진 작은 문제부터 해결할 것을 조언했다.
최 회장은 "처음부터 거대한 문제를 풀려고 할 필요는 없다"며 "내 손에 잡히는 작은 문제부터 해결하고 그 경험들이 쌓이면 점점 더 큰 해결책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가슴 속에 있는 걸 그냥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도전하는 자세를 강조했다.
"AI가 직업 개념 바꿀 것…졸업장보다 문제 해결 경험"
AI 확산에 따른 일자리 변화에 대해서는 기존의 직업 개념이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 회장은 "지금까지는 한 회사, 한 직종에서 정해진 시간 동안 일하는 것을 직업이라고 생각했지만 AI가 이러한 개념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AI를 활용해 기존에 8시간 걸리던 업무를 1~2시간 만에 마치게 되면 남은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하거나 다른 일을 선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래 교육 역시 지식 전달과 시험 중심에서 문제 해결과 실험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학교는 새로운 문제 해결 방법을 찾고 직접 도전하고 실험하는 장소로 바뀌어야 한다"며 "대학 졸업장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이라고 말했다.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으로는 △생각하는 힘 △공감 능력 △적응의 근육 △바디 스킬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AI 시대의 리더는 AI가 할 수 없는 일을 해야 한다"며 "AI는 지능을 높여주는 도구이지만 지능이 곧 지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결국 사람을 이해하고 움직여야 한다"며 타인을 이해하고 설득하는 능력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도 당부했다. 최 회장은 "실패하지 않으려고 안전장치를 모두 마련할 때까지 기다리다 보면 오히려 AI가 진화하는 속도에 뒤처질 수 있다"며 실패 후 다시 도전하는 회복탄력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문제 해결부터 한일경제연대까지…韓 경제 성장 해법 제시
최 회장은 앞서 방송된 세 차례 강연에서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첫 강연에서는 사회문제 해결 자체가 새로운 경제활동이 될 수 있다는 구상을 밝혔다. 사회문제 해결로 창출한 성과를 측정하고 그에 맞는 보상을 제공해 민간과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자는 것이다.
특히 SK그룹이 10여 년간 추진해 온 사회성과인센티브(SPC) 제도를 소개하며 "인센티브를 지급한 기업들이 그렇지 않은 기업들보다 최소 3배 이상의 사회적 성과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강연에서는 AI 시대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건으로 속도(Speed)·규모(Scale)·안전(Safety) 등 '3S'를 제시했다.
AI 인프라와 모델 개발뿐 아니라 이를 실제 산업과 일상에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이 AI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고 활용하는 'AI 네이티브 사회'로의 전환 필요성도 언급했다.
세 번째 강연에서는 저출생·고령화와 지정학적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성장 전략으로 한일경제연대를 제안했다.
최 회장은 "한국과 일본이 경제공동체로 발전한다면 약 6조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며 에너지와 AI, 헬스케어, 관광, 벤처·창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한일 경제협력이 청년들에게 더 넓은 시장과 일자리, 창업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강연을 마무리하며 "결국 다시 성장하는 새로운 국가를 디자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젊은 여러분들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고 함께 고민한다면 대한민국의 앞날은 우리가 밝게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위대한 수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지성들이 직접 자신의 지식과 통찰을 전하는 TV 강연 프로그램이다. 2021년 처음 방송을 시작한 뒤 시즌5까지 총 152명의 세계적 지성이 참여해 '공공 지식 아카이브'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시즌6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50명의 강연진이 참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