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안 간 다카이치 "멀리서 절했나" 묻자 침묵
직접 참배 자제한 총리, 원격 참배 여부엔 답변 피해
한중 반발 속 19일 초당파 의원들 집단 참배 예정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일본 추계 예대제를 맞아 야스쿠니신사 직접 참배를 자제하면서도 총리 명의의 공물 봉납은 이어갔다. 신사 밖에서 원격 참배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다카이치 내각 각료들도 참배에 나서도 19일에는 초당파 의원들의 집단 참배가 예정돼 있어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18일 산케이신문과 아사히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기우치 미노루 경제재정담당상은 전날 추계 예대제가 시작된 도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그는 참배 후 취재진에게 "조국을 위해 고귀한 생명을 희생한 영령들에게 애도와 존경의 뜻을 전했다"며 "다시는 전쟁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새롭게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제물을 대신해 내는 돈인 다마구시료는 사비로 냈다고 설명했다.
우에노 겐이치로 후생노동상은 공물을 봉납했다.
다카이치 총리 역시 같은 날 '내각총리대신 다카이치 사나에' 명의로 공물을 보냈다. 다만 오는 19일까지 열리는 예대제 기간에 직접 참배는 하지 않을 방침이다. 산케이는 "한국·중국과의 외교 갈등을 피하려는 취지"라고 전했다.
총리의 원격 참배 여부도 주목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오전 야스쿠니신사 인근 방위성에서 열린 자위대 순직대원 추도식에 참석했다. 취재진이 신사 방향으로 원격 참배를 했는지 묻자 총리 주변 인사는 "답변을 삼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8월 15일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야스쿠니신사를 향해 예를 표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전국전몰자추도식에 참석한 그는 일본무도관 주차장에서 신사 방향으로 두 번 절하고 두 번 손뼉을 친 뒤 한 번 절하는 방식으로 원격 참배했다. 자민당 간부를 통해 당 총재 자격으로 사비를 들여 다마구시료도 냈다.
다카이치 총리는 각료 시절 봄·가을 예대제와 일본의 종전일인 8월 15일에 거의 빠짐없이 야스쿠니신사를 찾았다. 그러나 총리 취임 직전인 지난해 가을부터 직접 참배를 자제했다. 올해 봄 예대제에도 이번처럼 공물만 보냈다. 직접 방문은 피하되 공물 봉납을 통해 추모 의사를 표시하는 대응을 이어온 것이다.
현직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직접 참배는 2013년 12월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마지막이다. 이후 기시다 후미오·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도 재임 중 직접 참배하지 않고 예대제에 공물을 봉납했다.
이 같은 대응에도 주변국의 반발은 이어졌다. 한국 외교부는 전날 총리의 공물 봉납과 각료 참배에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했다. 이어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성찰과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주일 중국대사관도 같은 날 담화에서 "역사적 정의에 대한 모독이자 전후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다카이치 정권을 향해서는 "전쟁의 죄책을 은폐하고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며 재무장을 가속하려는 속셈을 감출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예대제 마지막 날인 오는 19일에는 '다 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초당파 의원들이 집단 참배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