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면 몸값 뛰던 시대 끝나나…韓 AI 기업 상장 셈법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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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오픈AI, 앤스로픽 등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들의 기업가치 재평가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국내 AI 기업들의 상장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던 시장이 실제 매출과 수익성, 향후 성장 속도까지 따져보기 시작하면서다. 업스테이지와 뤼튼, 퓨리오사AI 등 상장을 준비하는 국내 AI 기업들도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기술 경쟁력을 넘어 구체적인 수익 창출 가능성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19일 외신 및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미국 AI 기업 앤스로픽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IPO 투자자 설명회에서 기업가치가 기존 기대치인 2조달러(약 2675조6000억원)보다 25% 낮은 1조5000억달러(약 2006조7000억원) 수준으로 하향됐다.
눈길을 끄는 것은 앤스로픽의 실적이 오히려 개선됐다는 점이다. 올해 3·4분기 매출은 168억달러로 전 분기보다 45% 증가했고, 2개 분기 연속 조정 기준 영업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직전 분기 100%를 웃돌았던 매출 증가율이 둔화하자 기업가치 기대치가 낮아진 것이다. 매출이 급증하고 흑자까지 내더라도 기존의 높은 몸값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가 된 셈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IPO를 준비하는 국내 AI 기업에도 부담이다. 업스테이지와 뤼튼테크놀로지스, 퓨리오사AI 등은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각각의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지만 아직 수익성 확보까지는 갈 길이 멀다.
업스테이지는 지난해 매출 248억원에 영업손실 305억원을 기록했다. 기업용 AI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지만 아직은 매출 규모보다 영업손실이 더 크다. 기업 고객 확보와 서비스 공급 확대가 안정적인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기업가치 평가의 관건이다.
지난 8월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을 인정받으며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뤼튼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매출이 471억원으로 전년 31억원보다 15배 이상 늘어난 것은 성과이나 영업손실 규모 역시 여전하다. 북미 AI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OOC' 등 해외 사업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
퓨리오사AI도 지난해 매출 57억원에 영업손실 625억원을 냈다. 올해 1월부터 2세대 AI 추론 가속기 '레니게이드' 양산에 들어간 만큼 향후 고객사 공급 확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주목된다.
물론 이들 기업의 적자 규모만으로 성장 가능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AI 모델 개발과 반도체 설계에는 막대한 연구개발비가 필요하고, 사업 초기에는 매출보다 투자가 앞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빅테크와 비교해 자본과 시장 규모에서 차이가 큰 만큼 단기 수익성만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AI 기술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는 점차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투자자들에게 기술의 우수성 뿐 아니라 고객 확보와 매출 확대, 비용 개선을 통해 언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AI 기업의 기업가치는 매출이나 이익 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면서도 "기술 잠재력이 실제 매출과 반복적인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높은 기업가치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장민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