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AI 투자 열풍 뒤에 쌓이는 빚…뉴욕증시 흔든 자금조달 불안

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을 떠받쳐 온 막대한 부채가 뉴욕증시의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자금조달 비용이 치솟으면서 투자자들이 AI 기업의 성장성뿐 아니라 차입에 의존한 사업 모델의 지속 가능성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는 주간 5.5% 급락했다. 지난해 4월 미국의 관세 충격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이다. 나스닥종합지수도 한 주간 약 4.5% 떨어졌다.

코어위브 회사채 금리 15%…AI 투자 위험 신호

매도세의 중심에는 엔비디아가 투자한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가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코어위브가 지난 6월 연 9.675% 수익률로 발행한 회사채는 이번 주 가격이 급락하면서 수익률이 15%까지 치솟았다. 일부 채권의 수익률은 16%를 넘어서기도 했다. 주가 역시 한 주간 약 25% 폭락했다.

코어위브의 부채 규모는 약 500억달러에 달한다. 투자자들은 회사채 급락이 개별 기업의 문제를 넘어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신용시장 전반의 재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기업 신용정보업체 나인핀(9fin)의 맥스 프룸스 글로벌 부실채권·레버리지금융 책임자는 코어위브를 위험을 알리는 '탄광 속 카나리아'에 비유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AI 붐을 뒷받침하는 신용의 가격과 공급, 구조가 바뀌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자금조달 비용 상승과 투자 심사 강화를 예상했다.

현금 대신 빚으로 AI 투자…고금리에 취약

문제는 AI 인프라 투자가 기업의 자체 현금흐름보다 외부 차입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데이터센터 건설에는 막대한 초기 자금이 필요하지만 투자금을 회수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 그사이 금리가 오르거나 투자자들이 자금 공급을 꺼리면 사업 계획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도이체방크의 짐 리드 글로벌 거시·테마 리서치 책임자는 "설비투자가 잉여현금흐름이 아닌 부채로 조달되는 단계로 이동하면서 채권시장 가격 움직임을 더욱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시장이 간과했던 위험도 부각되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과 외부 금융 의존도, 시설 완공 전에 그래픽처리장치(GPU)가 구형이 될 가능성 등이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에 따른 차입비용 상승과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인허가 논란까지 겹쳤다.

다만 이번 매도세가 AI 수요 자체의 붕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일부 채권 투자자들은 과도한 낙관론이 지나친 비관론으로 바뀌면서 가격 조정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기술주 분석가 댄 아이브스는 계획된 AI 프로젝트의 5~10%가 결국 건설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AI 산업의 성장 기대가 여전하더라도 모든 기업이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AI 투자 붐의 핵심 위험이 기술 수요에서 자금조달 능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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