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지사들 "미래대응기금 조성에 지방교부세 줄여선 안 돼"
현행 교부세 산정방식 유지 공동건의…지방재정 자율성 훼손 우려
재정분권 TF 재가동·국고보조율 상향도 촉구
[파이낸셜뉴스] 전국 시·도지사들이 정부의 미래대응기금 신설로 지방교부세가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현행 교부세 산정방식을 유지할 것을 공동 요구했다. 미래 투자를 위한 기금 조성에는 공감하지만 지방에 배분할 재원을 줄여 기금을 마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는 1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래대응기금 도입에 따른 지방재정 안정 및 재정분권 추진을 위한 공동건의문'을 발표했다. 지난 16일 제주에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합의한 내용이다.
시·도지사들이 문제 삼은 것은 기금 재원 조달 방식이다. 정부가 미래대응기금을 조성하면서 지방교부세 재원이 되는 내국세에서 기금 적립액을 먼저 제외하면 지방교부세의 법정 배분율을 유지하더라도 실제 지방에 돌아가는 돈은 줄어들 수 있다. 시·도지사들은 청년과 미래산업, 지역균형발전, 교육·인재 분야에 대한 국가 차원의 선제적 투자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금 신설이 지방정부의 재정 자율성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현행 지방교부세법에 따른 교부세 산정방식을 유지하고 '범정부 재정분권 태스크포스(TF)'를 조속히 재가동할 것을 촉구했다. 지방교부세율과 지방세 비중을 높이고 국가사업에 대한 국비 부담률을 확대하는 방안도 요구했다.
정부의 2027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미래대응기금 조성 규모는 162조3000억원이다. 기금 신설에 따라 내년도 정률분 지방교부세는 기존 산정방식을 적용했을 때보다 30조5000억원 적게 편성됐다. 이 가운데 보통교부세 감소 추산액은 29조6000억원이다. 정부는 기금에 15조3000억원 규모의 지방계정을 설치해 지역성장거점 조성과 정주여건 개선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그러나 보통교부세는 지방정부가 지역 여건에 따라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반면 기금을 통한 지원은 사업 목적과 배분 기준에 따라 사용이 제한될 수 있다. 지방정부가 단순한 지원 규모보다 재정운용의 자율성을 문제 삼는 이유다.
박찬대 시도지사협의회장은 "미래대응기금이 지역의 성장과 주민의 삶을 뒷받침하는 재원이 되어야 한다"며 "기금 도입과 운용 과정에서 지방재정이 위축되지 않도록 재원과 배분 기준을 면밀히 살피고, 지방정부가 안정적으로 사업을 계획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공동건의문을 국회와 정부에 전달하고 기금 도입 논의 과정에서 지방정부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이보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