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행료 묶이고 보전금은 늦고…민자도로 운영사 '이중고'
보전금 4년새 2.3배 불었지만 지급까지 최대 1년6개월
운영사 "1.1배 상한 폐지를"…국토부 "당장 인상 계획 없다"
[파이낸셜뉴스] 민자고속도로 운영사들이 통행료 인상 제한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건설협회는 이들의 의견을 모아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재정 부담을 인정하면서도 요금 인상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건설협회는 최근 민자고속도로 12개 노선을 운영하는 9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민자고속도로는 건설에 참여한 건설사 또는 민간기업이 지분을 갖고 있는 형태다.
현행법과 규정상 민자고속도로 통행료는 한국도로공사(도공) 통행료의 1.1배 이내로만 설정할 수 있다.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는 민자고속도로 공공성 강화라는 기조 아래 통행료 관리 로드맵을 내놨다. 도공 통행료는 지난 2015년부터 올해까지 11년간 동결됐는데, 이 때문에 협약상 물가상승률(CPI)을 반영해 인상할 수 있었던 민자고속도로도 징수 통행료를 계속 동결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에 따른 손해분은 정부가 보전하고 있다. 협약상 물가상승률에 따른 인상분과 실제 동결된 징수액의 차액을 미인상차액보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건설협회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전금은 해마다 늘었다. 보전금은 지난 2021년 638억7000만원에서 지난해 1476억9000만원으로 131.2% 증가했다. 도공 통행료 동결이 장기화하면서 격차가 쌓였고, 민자고속도로 운영사뿐 아니라 국가 재정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여기에 지급 시차로 인한 유동성 문제도 있다. 해당 연도 보전금은 2월에 신청해 다음 해 6월에 지급하는 구조다. 운영사들은 보전금을 받기까지 최대 1년6개월이 걸려 원리금 상환과 필수 운영비 집행에 필요한 유동성 확보에 부담을 느꼈다고 전했다. 또 지급 시차에 따른 이자 등 추가 금융비용은 보전금 산정 대상에서 빠지고, 보전금 지급을 위한 도공 통행량 검증 용역비 1500만원도 운영사가 떠안고 있다.
잦은 정책 변화에 따른 부담도 운영사에 전가된다고 업계는 주장했다. 지난 2018년 이후 전기·수소차 통행료 감면, 통합복지카드 도입 등 정책 변경으로 인한 시스템 개편 비용이 32억원에 달하지만 운영사가 전액 부담한다고 호소했다.
건설협회는 △도공 통행료 대비 1.1배 상한 규제를 폐지해 민자사업을 활성화하고 △운영사에 대한 불합리한 부담 전가 등 제도를 개선해 달라고 제안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전금이 모두 국세로 진행되면서 정부에도 부담이 되고, 통행료를 올리지 않으니 사업체에도 부담이 된다"며 "다 같이 엮여 있다 보니 사업을 제안하기 힘든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국토부는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당장 통행료를 인상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재정 부담이 매해 올라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렇지만 민자고속도로 사업자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것까지는 아니다. 물가 인상 억제 차원도 있고, 재정고속도로와의 격차가 많이 벌어지면 민자 정책 자체에 대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정책에 따른 할인·감면·면제분 등 통행료 손실분은 재무에 반영돼 4%의 절감분이 계산된다고도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