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이용 줄어도 망 유지 부담 여전… 서비스 종료도 난항 [AI시대, 통신정책 2.0으로 (中)]
3G 휴대폰 회선 비중 0.45% 불과
전체 데이터 이용량 17.7TB 그쳐
정부, 폐지 판단 세부기준 미제시
"이용자 보호 전제로 검토중" 입장
해외선 구형망 종료로 전력 아껴
국내 3세대(3G) 데이터 이용량이 전체 이동통신 트래픽의 0%대로 줄었으나 망 유지 부담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이용자의 통신과 시설 안전을 보장하면서 노후망도 전환할 수 있도록 3G 종료 기준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 승인있어야 3G 종료…"구체적인 조건은 부재"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국내 3G 휴대폰 회선은 25만9641개로 전체 휴대폰 회선의 0.45%로 나타났다. 2024년 1월 69만2802개보다 62.5% 감소한 수치다. 같은 달 3G 데이터 이용량은 약 17.7TB(테라바이트)로, 전체 무선데이터 트래픽 150만6284TB의 0.0012%에 그쳤다.
3G 서비스를 종료하려면 정부 승인이 필요하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의 기간통신사업자가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폐지할 때는 과기정통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신청 시 폐지 사유와 이용자 통보 사실, 가입자 보호조치 계획 등을 제출해야 한다.
핵심은 승인 신청 절차를 넘어 어떤 준비를 마쳐야 3G를 종료할 수 있는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용자 보호를 전제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으로, 가입자의 LTE·5G 전환 수준과 단말·요금 지원 범위 등 종료 판단에 필요한 세부 요건까지 제시하진 않았다. 연락이 닿지 않는 이용자에 대한 조치와 승강기 비상통화 등 시설용 회선의 안전 확보 방안도 구체화할 과제로 남아 있다.
3G 전환 요건이 명확하지 않으면 통신사업자는 가입자 안내와 설비 전환에 필요한 계획을 수립하기 어렵다. 이용자가 지원 내용을 파악하고, 시설 관리자가 장비 교체를 준비하기 위해서도 구체적인 기준은 필수적이다.
조대근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는 "법에서는 서비스 중단을 정부 승인 사항으로 정했지만, 어떤 조건을 맞추면 승인해준다는 체크리스트는 부재하다"며 "결국 그때그때 재량으로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어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지난 7월 통신 3사와의 간담회에서 구세대 이동통신 기술 종료를 위한 중장기 정책 마련 건의를 받고, 이용자 보호를 전제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휴대폰뿐 아니라 승강기 등에도 3G가 쓰이는 만큼 이용 현황과 보호 대책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용량 줄어도 전국망 유지…해외는 종료로 에너지 절감
3G를 운영하는 SK텔레콤과 KT는 LTE·5G망을 고도화하면서 구형망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입자가 줄어도 전국에서 통화를 제공하려면 기지국·교환설비와 운용 인력, 유지보수 체계가 필요하다. 설비와 비용을 이용자 감소에 맞춰 같은 비율로 줄이기 어려운 구조다.
전환 일정이 불확실하면 노후 설비의 유지보수와 여러 세대의 망을 함께 운영하는 부담도 길어진다. 이용자 보호에 필요한 준비 기간과 함께 전력·주파수·운용 자원을 차세대 망으로 옮길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해외에서는 구형망 종료로 자원 소비를 줄인 사례가 적지 않다. 페인 통신그룹 텔레포니카는 독일에서 운영하는 O2의 3G망을 2021년 완전히 종료해 연간 약 60GWh(기가와트시)의 에너지 소비를 줄였다고 밝혔다. 영국 버진미디어 O2는 2022년 3G망이 처리한 데이터는 전체 모바일 데이터의 4% 미만이었지만, 망 운영에는 회사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11%가 투입됐다고 전했다. 3G망을 단계적으로 종료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확보한 주파수를 4G·5G 서비스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국제적으로 2G·3G 등 구형망 종료가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주파수 정책 동향 2025'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종료 예정인 구형망은 세계적으로 131개이며, 이 가운데 72개가 3G망이다. 이용량이 줄고 노후된 설비를 종료하고 이동통신용 주파수 활용도를 높이는 한편 6G, 인공지능(AI) 등 성장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위한 전략이다.
조 교수는 "정부는 사업자에게 5G SA를 구축하고 6G도 준비하라며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며 "투자재원이 무제한으로 늘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과 국가적 투자재원을 6G, AI 등 신규 성장산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으로 구형 설비 종료에 대한 정책적 판단기준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윤홍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