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빨대' 논란 추미애... "사과 바라시니 사과한다"
순직 소방관 조문 후 사과
與 "재발방지" 野 "2차 가해"
추미애 경기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이 사과의 진정성을 둘러싼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추 지사가 발언 나흘 만에 사과했지만 "사과를 바라시니까"라는 표현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친명(친이재명)계 핵심 인사까지 공개적으로 사과와 자성을 촉구하면서, 중대범죄수사청장 인선과 도정 운영을 놓고 이어진 당내 긴장 관계도 다시 부각되는 양상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추 지사는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라고 말했다.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됐음에도 인건비 등 관련 예산 상당 부분을 지방정부가 부담하는 문제를 설명하던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소방노조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소방관들의 역할과 헌신을 재정 부담으로만 취급했다며 반발했다.
논란은 지난 16일 경기 부천시 도장공장 화재 진압에 투입됐던 김진석 소방위가 이튿날 안타깝게 순직하면서 더욱 커졌다. 추 지사는 17일 순천향대 부천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사과를 바라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발언의 부적절성을 인정하고 사과에 나섰지만, 요구에 응하는 것이라는 뉘앙스가 논란을 빚었다.
추 지사는 논란이 된 발언 역시 소방 재정의 구조적 문제를 설명하다 나온 실수라고 해명했다. 지방정부의 부담을 덜고 소방관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국비 지원 확대를 요청하는 과정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소방관 폄훼 의도는 전혀 없다"며 유족이 요청한 안전 시스템 개선과 소방 안전 투자에도 힘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야권은 사과의 진정성을 문제 삼으며 공세를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이날 "말뿐인 사과는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논란의 초점이 당초 발언의 적절성에서 이후 대응과 사과 방식으로까지 옮겨가는 모습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지도부는 경기 부천 순천향대 부천병원에 마련된 고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도 찾았다.
민주당은 당 차원의 사과와 재발 방지 입장을 잇달아 내놨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17일 소방관과 국민에게 사과했다. 김 대표는 "당사자에게도 깊은 자성 어린 사과를 요청했다"며 당 소속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발언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친명계 핵심인 정성호 의원도 같은 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요, 혀는 몸을 베는 칼"이라고 적으며 쓴소리를 했다.
당 지도부와 친명계의 공개적인 지적은 추 지사와 당 주류 사이에 쌓여온 이견을 다시 드러내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양측은 앞서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인선 과정에서도 충돌했다. 추 지사는 김 청장의 검사 시절 수사 이력 등을 문제 삼으며 임명 반대에 앞장섰고, 당 지도부는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해야 한다며 맞섰다.
김 대표는 지난달 22일 당 유튜브 방송에서 여당 내부의 문제 제기는 정확한 근거와 내부 절차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논의를 거쳐 인사권자가 최종 결정을 내리면 여당은 이를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추 지사 등 강경파의 공개적인 인선 반대에 제동을 건 것이다. 경기도 재정 문제 역시 양측 신경전의 소재가 돼왔다.
[email protected] 김형구 이해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