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美 AI·반도체주 일제히 급락… 이번주 'W' 반등 분기점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3.83%↓
외국인 증시 추가 매도 자극 우려
유가·금리 높아 매수 전환 힘들어
"2차 저점 추정치는 5300선" 전망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 하락 지난 16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폐장을 앞두고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전날 높은 수준에서 마감했던 미국 3대 주가지수는 이날 유가 급등 여파로 일제히 하락했다. EPA연합뉴스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 하락 지난 16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폐장을 앞두고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전날 높은 수준에서 마감했던 미국 3대 주가지수는 이날 유가 급등 여파로 일제히 하락했다. EPA연합뉴스
美 AI·반도체주 일제히 급락… 이번주 'W' 반등 분기점

미국 인공지능(AI)·반도체 관련주가 줄줄이 급락하면서 월요일 국내 증시 개장을 앞둔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코스피의 체력이 현저히 낮아진 상황에서 미국발 기술주 충격이 국내 반도체 대형주로 번질 경우 지수가 5000선 초반까지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AI·반도체주 급락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4% 하락한 26140.03에 마감했다. S&P500지수와 다우지수도 각각 1.09%, 0.34% 내렸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83% 급락하며 8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AMD(-5.95%), 마이크론(-5.63%), 브로드컴(-4.52%), ARM(-6.94%) 등 주요 종목이 일제히 밀렸고 AI 인프라 기업 코어위브도 약 12% 급락했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역시 6.58% 하락, 월요일 국내 반도체주에 대한 경계심을 키웠다.

이번 급락의 배경에는 AI 투자 확대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 자리 잡고 있다. 데이터센터 구축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가운데 투자금 회수와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자금조달 부담까지 부각되면서 AI 관련주 전반으로 매도세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국내 수급 상황은 더 부담스럽다. 한국거래소 투자자별 거래실적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9월 16일부터 10월 16일까지 한달간 국내 증시에서 약 30조6448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6조5169억원어치와 SK하이닉스 주식 15조9775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국내 증시를 끌어내린 바 있다.

최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지난 2일 이후 7거래일 연속 내렸고, 특히 15일에는 하루 만에 454.59p(-7.57%) 급락하며 5554.22까지 밀렸다. 16일에는 2.05% 오르며 5668.05로 장을 마쳤다. 연속 급락세는 멈췄지만 외국인 매도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미국 반도체주 급락이 추가 매도를 자극하면 코스피의 하락 압력도 커질 수밖에 없다.

■외국인 매수 기대 어려워

하나증권은 코스피 급락 이후 점검해야 할 변수로 위험요인의 주가 반영 정도와 추가 저점 가능성, 외국인 매수 전환 여부 등을 제시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고점 7080에서 저점 5554까지 종가 기준 약 22% 하락했다"며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당시처럼 저점 형성 이후 'W자형' 회복이 나타날 가능성을 고려하면, 이번 조정의 2차 저점 추정치는 약 5300선"이라고 제시했다.

외국인 자금의 복귀 여건도 녹록지 않다. 이 연구원은 국제유가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부담요인으로 지목했다.

외국인 순매수 당시의 유가와 금리 수준에 비해 현재 유가와 금리가 높아 대외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외국인의 매수 전환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월요일에는 지수의 시초가뿐 아니라 외국인 매도 강도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장중 흐름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미국 반도체주 약세가 국내 대형주 매도로 이어지고 강제청산 우려까지 커지면 5000선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지만, 미국발 충격이 제한되고 외국인 매도가 둔화하면 추가 하락 압력도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월요일 국내 증시의 관건은 미국발 AI·반도체 충격이 일시적인 투자심리 악화에 그칠지, 외국인 매도와 맞물려 국내 증시의 추가 조정으로 이어질지에 달려 있다"며 "코스피 5000선 붕괴를 단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미국 기술주 약세와 외국인 수급 불안이 동시에 지속되는 한 투자자들의 경계심은 가라앉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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