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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액셀러레이터 회수시장 열자

파이낸셜뉴스
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 협회장
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 협회장

국내 액셀러레이터(AC)의 연간 투자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가 발표한 2026 액셀러레이터 산업백서에 따르면 연간 투자금액은 2017년 69억원에서 2025년 1조117억원으로 8년 만에 약 146배 성장했다.

누적 투자액은 4조5291억원, 투자건수는 1만3751건에 달하며 전체 투자의 65.4%가 초기 창업기업에 집중됐다. 지난 10여년 한국 초기투자 생태계가 씨앗을 뿌리고 싹을 틔우는 독립된 산업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고무적인 지표다.

그러나 1조원 돌파라는 외형 성장 이면에는 심각한 병목이 존재한다. 바로 회수(Exit) 시장의 극심한 정체다. 국내 벤처 생태계는 회수의 80% 이상을 코스닥 상장(IPO)에 의존하고 있으며, 인수합병(M&A)이나 세컨더리 시장 비중은 10% 안팎에 불과하다. 창업기업이 상장까지 평균 14년 이상 걸리는 현실에서 5~8년 만기의 초기 펀드는 회수 활로를 찾지 못해 발이 묶이기 일쑤다. 투자금이 제때 회수되어 새로운 창업으로 재투자되는 선순환 고리가 끊겨 있는 셈이다.

여기에 수도권 쏠림과 소수 대형사 집중도 여전하다. 누적 투자금의 75.8%인 3조4349억원이 수도권에 편중돼 비수도권 유망 기업은 자금조달을 위해 늘 상경해야 한다. 정책자금에 대한 높은 의존도도 과제다. 모태펀드가 마중물 역할을 해왔지만, 1조원 규모로 커진 시장을 정부 재원만으로 지탱하긴 어렵다. 민간 자본과 대기업 CVC가 초기투자에 유입될 유인이 부족해 시장 자생력은 여전히 취약하다.

지난 10년이 액셀러레이터가 산업으로 자리 잡는 과정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어떤 산업으로 도약하고 회수의 선순환을 증명할 것인가의 시간이어야 한다. 회수 시장이 열리지 않으면 1조원의 투자금은 고립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세 가지 정책적 대전환을 제언한다.

첫째, 중간 회수 시장의 세제와 제도 혁신이다. 세제 혜택이 투자 단계 소득공제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 세컨더리 펀드 출자와 M&A 매각 차익에 대한 과세특례를 과감히 확대해 민간 자금의 구주 매입을 유도해야 한다. 회수의 퇴로가 넓어져야 초기 모험자본도 과감하게 유입된다.

둘째, 대기업 CVC와 산학협력 인프라의 결합이다.

정부의 투자형 연구개발(R&D)과 연계해 대학·연구기관의 딥테크 기술이 대기업의 개방형 혁신 수요와 맞물리도록 지원해야 한다. 일회성 발표를 넘어 실제 사업협력과 전략적 M&A로 이어지는 상시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이 작동해야 한다.

셋째, 객관적 공시체계 확립과 벤처스튜디오 제도화다. 전자공시를 고도화해 신뢰도를 높이고, 시장 문제를 정의해 기업을 직접 기획하는 벤처스튜디오를 제도화해 초기 생태계의 실패율을 낮추고 생존율을 끌어올려야 한다.

투자는 긴 여정의 시작일 뿐 혁신의 완성은 건강한 회수에서 나온다. 1조원의 마중물이 회수를 통해 다시 창업의 바다로 선순환할 때, 대한민국 기술창업 생태계는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얻게 될 것이다.

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 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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