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천금 준들 아깝겠나" 소방관 예우 강조…秋와 한 걸음 더 멀어져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복지예산 삭감을 비판한 데 이어 소방관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강조해 추미애 경기도지사를 우회적으로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잇따른다. 경기도의 관사·보육예산 논란 당시 '고관대작'의 복지예산 삭감을 비판했던 이 대통령이 '소방 재정 빨대' 발언으로 파장이 커진 가운데 소방관의 헌신을 두고 "천금을 준들 아깝겠느냐"고 강조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제주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에서 부천 공장 화재로 다친 소방관들의 쾌유를 기원하며 "우리가 그분들에게 천금을 준들 아깝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이들에게 예우와 보상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취지였다.
추 지사가 지난 13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소방을 '골치 아픈 재정 빨대'에 빗댄 발언으로 비판받던 시점이었다. 추 지사는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지방정부에 남아 있는 재정 부담을 설명했지만, 소방관의 헌신을 폄훼하는 표현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이 추 지사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다. 다만 논란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소방관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강조하면서 추 지사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이튿날 경기 부천 공장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고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소방공무원의 현장 안전을 강화하고 헌신과 희생에 걸맞은 예우에도 국가가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유정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조문 후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부상 소방대원의 치료와 회복에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이 추 지사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엑스(X·옛 트위터)에서도 '고관대작'을 거론하며 서민의 세금으로 호사를 누리면서 소액의 복지예산을 거리낌 없이 삭감하는 행태를 비판했다.
당시 추 지사는 12억 원 관사와 보육예산 논란에 휩싸여 있었다. 추 지사가 예산 문제를 이전 도정의 편성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설명한 뒤 대통령의 글이 나오면서 추 지사를 향한 비판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추 지사는 국감에서 대통령이 자신을 지목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관사는 계약이 끝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전세라는 점을 들어 사치라는 지적에도 반박했다.
앞서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인선에서는 두 사람의 이견이 직접 드러났다. 이 대통령은 김 청장을 '친윤 검사'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과거 인사와 수사 이력을 근거로 여러 차례 반박한 반면, 추 지사는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추 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에는 민주당 지도부도 부적절성을 인정하고 사과를 요구했다. 당의 공식 사과에 이어 김민석 대표도 지난 17일 소방관과 국민에게 사과하고, 소속 공직자의 부적절한 발언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추 지사 역시 이날 김 소방위의 빈소를 조문한 뒤 사과했다. 구조적인 재정 문제를 설명하다 나온 실수임을 인정하면서도 소방관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여권 내부에서도 추 지사의 사과 경위와 태도를 두고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당 지도부가) 추 지사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아 사과 요구를 전달해서 (추 지사가) 사과했지만 깔끔하지 않았다"며 "이 사건을 바라보는 무게감이 추 지사와 당·대통령 사이에 천양지차"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