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美, 빅테크 규제하는 EU에 보복 경고 "유럽 기업에 치명적"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EU 주재 美 대사, 최근 EU의 美 빅테크 규제에 경고
유럽 기업 상대로 "보복 일어날 수 있고,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위성인터넷 주파수 배정 등 EU 산업 보호 정책 비난

미국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23년 6월 1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테크' IT 박람회에서 연설하고 있다.AP연합뉴스
미국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23년 6월 1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테크' IT 박람회에서 연설하고 있다.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7월에 유럽연합(EU)과 가까스로 무역 분쟁을 봉합했던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가 EU를 상대로 새로운 무역 보복을 언급했다. 미국 측은 EU가 스페이스X 등 미국 기업을 차별할 경우 즉각 미국 내 유럽 기업들에게 보복한다고 경고했다.

앤드루 퍼즈더 EU 주재 미국 대사는 1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EU 집행위원회가 지난 5월 제안한 위성인터넷 주파수 우선 배정 계획을 비난하면서 보복 가능성을 내비쳤다. 퍼즈더는 유럽 기업들이 미국의 보복을 우려해야 하는지에 관한 질문에 미국 시장의 규모를 고려할 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고, 실제로 일어난다면 해당 기업들에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EU 당국은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미국 디지털 대기업의 업계 장악에 맞서 '디지털 주권 강화' 정책을 추진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5월 27일 발표에서 2기가헤르츠(㎓) 대역의 주파수 사용권을 향후 새로 할당하면서 최소 3분의 2를 EU 사업자에게 배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해당 주파수 사용권은 미국 통신업체 비아셋과 에코스타가 가지고 있지만 내년 5월에 만료된다. 해당 제안이 시행되면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를 운용하는 스페이스X 등 미국과 중국 위성통신 기업들이 이용 가능한 주파수가 제한된다. EU 집행위원회의 제안은 유럽 의회와 회원국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아울러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6월 3일에 클라우드 서비스 내 민감 정보를 보호하고 유럽의 클라우드 기반시설을 확대하는 '클라우드·AI 개발법(CADA)'을 발의하기도 했다.

퍼즈더는 CADA와 관련해 유럽이 정부의 민감 정보를 보호할 권리는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규제를 이용해 미국 기업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목적이 미국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이라면 그러한 법률의 정당한 목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고 해서 유럽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퍼즈더는 지난 2022년에 발효된 EU의 디지털시장법(DMA)도 언급했다. 해당 법률은 디지털 대기업의 시장 독점과 불공정 행위를 방지하고자 제정된 법률로, 지정된 대기업에 여러 금지 및 의무 사항을 부과한다. 지금은 아마존, 애플, 바이트댄스 등 미국과 중국의 여러 '빅테크' 들이 규제 대상으로 지정되어 있다.

퍼즈더는 EU 당국이 미국 기술기업들에 수십억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한 점을 언급하며 EU가 "디지털 시장의 경쟁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인지, 유럽의 이익을 위해 미국 기업에서 재정수입을 확보하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EU가 미국 기업의 시장 지배력을 억제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AI 개발 경쟁에서 중국에 맞서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EU가 AI·양자컴퓨팅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하고 있다며, EU가 "무언가를 가로막으려는 규제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email protected]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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